재벌총수들, 계열사 등기임원 사퇴 잇따라…"보수공개 여파"
보수공개 의무화 이후 계열사 3곳 중 1곳에서 등기임원 사퇴
2015-08-30 13:07:15 2015-08-30 13:07:15
[뉴스토마토 류석기자] 등기임원들의 보수 공개가 의무화된 이후 30대 재벌그룹 총수들 상당수가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재벌닷컴은 자산 상위 30대 재벌그룹 전체 계열사를 대상으로 등기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7월 말 기준 총수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는 계열사는 78개사로 지난 2013년 108개사와 비교해 27.8%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된 2년 사이에 총수들이 등기임원으로 있던 계열사 3곳 중 1곳에서 등기임원직을 사퇴한 것이다.
 
또 같은 기간 총수를 포함한 전체 친족이 등기임원으로 있던 계열사 수도 2013년 275개사에서 올해는 204개사로 조사돼, 약 25.8% 감소했다.
 
이같은 재벌총수들의 등기임원 비율 감소는 친족들이 자신들의 고액 연봉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2월 한화, 한화케미칼 등 7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에서 모두 물러남으로써, 30대 재벌총수 중 가장 많은 등기임원 사퇴 건수를 기록했다.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은 6개 계열사,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5개 계열사,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5개 계열사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개 계열사,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2개 계열사의 등기임원 명단에서 빠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각각 1개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또 30대 재벌그룹 중 총수가 계열사 한 곳에도 등기임원을 맡지 않는 곳은 2013년 7개 그룹에서 올해 9개 그룹으로 두 곳이 늘었다. 삼성, SK,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신세계, LS, 대림, 미래에셋 등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8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은 미등기임원이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은 보수 공개를 앞둔 2013년에 미등기임원으로 물러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모든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사퇴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을 비롯해 친족 중 단 한 명도 계열사 등기임원을 맡지 않고 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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