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수사 압박 민영진 KT&G 사장 사의 표명
2010년 취임 후 공격적 경영…MB정권 인사 타킷 수사란 분석도
2015-07-29 16:42:08 2015-07-29 16:42:08
민영진 KT&G 사장. (사진제공=KT&G)
검찰 수사로 압박을 받던 민영진 KT&G 대표이사(57·사장)이 29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민 사장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 참석, 사의를 밝히고 후속 사장 인선 절차에 착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 사장의 사퇴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검찰 조사가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석우)는 민 사장이 지난 2011년 자회사를 통해 수십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단서를 잡고 계좌 추적과 전·현직 임직원 소환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KT&G 측은 "최고경영자(CEO) 취임한 이래로 기업 체질개선과 성공적인 국내 시장 방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의 책임을 다했다고 판단해 퇴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검찰조사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으며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민 사장의 퇴진에 따라 KT&G 이사회는 후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후임 사장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심사를 거쳐 후보 1인을 추천하면,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1958년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난 민 사장은 건국대학교 대학원 농학과 석사학위를 받은 후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전신인 전매청에 입사, 민영화 후 마케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생산·R&D 부문장 등을 거쳤다.
 
2010년 2월 KT&G 사장에 취임했고 이듬해부터 소망화장품과 KGC 라이프앤진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다. 3년의 임기가 만료되자 2013년 2월에 연임에 성공했지만, 결국 임기만료를 7개월 남겨 놓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가 이석채 전 KT 회장(70)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67)에 이은 이명박 정부 공기업 수사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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