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DLS) 발행규모가 13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수혜가 가능한 금리DLS 발행 증가세가 전체 발행규모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20일 유안타증권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DLS 발행규모는 12조8684억원, 발행건수 1907건으로 반기 기준 가장 많이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들이 발행규모를 꾸준히 늘린 가운데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덕분으로 분석된다.
한 대형증권사 FICC본부 임원은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며 팔 게 DLS밖에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기초자산 직접운용이나 간접운용수단인 펀드보다 구조화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한 점도 시장이 커진 요인이다. 유형별로 보면 금리DLS가 6조7499억원(52.4%)으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고 복합DLS 2조8092억원(21.8%), 신용DLS 2조4625억원(19.1%), 원자재DLS 8474억원(6.6%) 등의 순이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투자로 금리DLS 발행 증가가 가장 컸고, 원자재 가격 반등 가능성에 대한 투자 매력 확대로 원자재DLS 발행이 대거 증가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념적으로 명확한 투자대상에 베팅하는 것이 손쉬웠기 때문"이라며 "과거부터 추적해보면 명확한 투자대상 기초자산이 있을 때 해당분야의 시장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DLS가 시중의 자금을 빠른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특정한 금융상품이 단기에 고속 성장하는 경우 사고발생 여지도 늘게 마련"이라며 "특히 갈수록 복잡해지는 구조화상품의 위험성은 모르는 사이 구조를 알 수 없는 시한폭탄으로 진화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물론 투자자들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DLS 기초자산의 범위는 금리나 환율, 실물(원자재), 신용 등이다. 기초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기본논리는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비슷하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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