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 메르스 충격파 견뎠다
처방액 2% 감소 불과…"약 사용량 줄지 않았기 때문"
2015-07-16 17:21:27 2015-07-16 17:21:27
메르스로 제약업계가 매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난달 전문의약품 실적이 양호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병원 방문을 꺼리는 환자들이 2달씩 장기처방을 받아 전체 약 사용량이 줄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6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6월 전문의약품 원외처방액은 7562억원으로 전년 동기(7752억원) 대비 2% 감소에 그쳤다. 원외처방이란 환자가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조제받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선 메르스로 인해 제약사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원과 외래진료 환자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의 약국 원외처방액을 수집해 분석·가공한 통계자료인 유비스트에서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조사 대상 225개 제약사 중에서 처방액이 감소한 업체는 111개사였다. 실적 감소폭도 대체로 크지 않았다.
 
동아에스티가 전년비 41억원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어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31억원, 대웅제약이 29억원, SK케미칼이 28억원씩 처방액이 전년비 줄었다. 한국GSK, CJ헬스케어, 건일제약, 한독, 한미약품, 일동제약, 파마킹, 한림제약, 신풍제약은 10억~20억원가량 처방액이 감소했다. 나머지 55개 업체는 1억~10억원, 43개사는 1억원 미만 처방액이 줄었다.
 
오히려 114개사는 처방액이 늘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대원제약, 대웅바이오, 휴텍스, 한국아스텔라스, LG생명과학은 전년비 10억원 이상 처방액이 증가했다.
 
또한 환자들은 종합병원 대신 동네의원을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종합병원 처방액은 3393억원으로 전년비(3643억원) 250억원 줄었다. 의원과 보건소 처방액은 4169억원으로 전년비(4109억원) 60억원 늘었다.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등을 장기복용하는 환자들이 종합병원 대신 동네병원을 찾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여름철 비수기를 감안해도 전체 원외처방액의 2% 감소폭이면 상당히 선방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 방문율은 줄었으나 전체 약 사용량은 줄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항생제, 수액제 등 종합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일부 의약품은 처방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전문의약품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혈압약, 당뇨약 등 만성질환약은 환자들이 2달 정도 장기처방을 받으면서 실적에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예상 외로 메르스로 인한 매출 타격이 적었다"며 "자체적으로 6월 거래처별 매출을 분석해보니 특정 종합병원과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매출이 유지하거나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실제 매출은 감소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로 의약 산업이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영업환경 위축, 신제품 랜딩, R&D, 유통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6월 이후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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