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가 복제약 중심에 신약 개발로 역량을 이동시키고 있다. 올 상반기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한다. 특히
종근당(185750)이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신청하며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어
한미약품(128940), CJ헬스케어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임상시험 건수는 323건으로 전년 동기(318건) 대비 5건 증가했다. 임상 단계별로는 상용화의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이 107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1상이 84건, 연구자 임상이 62건, 2상이 42건 순이었다.
업체별로는 종근당이 1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1상이 11건, 2상이 1건, 3상이 6건을 나타냈다. 한미약품은 11건의 임상을 실시했다. 1상이 7건, 2상과 3상이 각 2건씩이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이 16건, 임상대행 업체인 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코리아와 인벤티브헬스코리아가 각각 14건, 11건을 기록했다. 다국적 제약사 중에선 한국노바티스가 11건, 한국얀센이 8건, 바이엘코리아·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한국애브비가 각 6건의 임상을 신청했다. CJ헬스케어도 6건,
보령제약(003850)과
일동제약(000230)도 4건씩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상반기에는 복합제 개발이 활발했다. 병용처방률이 높고 시장 규모가 큰 두 가지 성분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치료제 두개를 섞어서 한알로 만들었기 때문에 약값 부담을 낮추고 복용 약물의 갯수를 줄여 환자들의 편의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특히 복합제는 신약 개발보다 비용 대비 성공률이 높아 최근 제약업계에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10~15년 동안 최소 5500억~1조원의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반면 복합제는 3~5년간 최소 20억~30억원으로 투자 부담이 적다.
종근당은 고혈압 복합제, 고지혈증 복합제, 알레르기 비염치료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고혈압과 발기부전 복합제, 발기부전과 전립선 복합제, 만성폐쇄성치료 복합제 등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CJ헬스케어는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제, 일동제약은 항혈전 복합제, 고혈압제를 3개 섞은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자체 개발한 고혈압신약 '카나브'에 고혈압 또는 고지혈 치료제 등을 결합시켰다.
국내 제약사들은 한발 나아가 신약과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에서 팔리는 의약품을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한미약품은 표적항암제,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 CJ헬스케어는 위식도역류치료 신약에 대한 임상을 실시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단순 복제약 개발을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생동) 시험은 줄었다. 올 상반기 생동 건수는 93건으로 전년 동기(127건) 34건이 줄었다. 이는 특허만료 대형 오리지널약의 부재로 복제약 개발 건수가 상대적으로 준 것으로 보여진다. 생동시험은 오리지널약과 약효가 동등함을 입증하는 시험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임상 시험을 주도했으나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다양한 복합제, 개량신약 등을 개발하면서 임상 건수 상위권에 올라선 것"이라며 "단순 복제약 영업으로 먹고 살던 제약업계가 R&D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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