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의혹과 관련 첫 소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3일 자신의 현 상황을 바둑에서 패를 이기기 위해 사용하는 수를 의미하는 '패감'이란 용어에 비유했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20여년 전 선거법위반 재정신청사건에서 나는 패감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며 "한보 청문회 때 고 김학원 의원이 박경식씨를 신문하면서 나를 야당에 넘겨줬다"고 전했다.
또 "성완종 사건에서 나를 수렁에서 건져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다른 분들은 정치 세력이 뒷받침되지만, 나는 홀로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검찰의 소환이 임박한 상황에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억울한 심정도 토로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홍 지사는 같은 메시지에서 "이번에는 패감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소나기가 그치면 해가 뜬다. 무지개도 뜬다"고 밝혔다.
앞서 홍 지사는 지난달 29일 출근길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면서 쓴 일방적인 메모는 반대심문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증거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해 법리적 검토를 마쳤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지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1억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일 윤 전 부사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금품을 건넨 정황과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지난달 21일 오전 홍준표 경남지사가 출근길에 대기중이던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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