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사업부문별 실적.(출처=SK이노베이션 1분기 실적발표 자료)
SK이노베이션이 올 1분기 3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 악화의 주범인 석유사업이 정제마진 개선과 재고평가손실 축소로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다만 알짜사업으로 통했던 윤활유와 석유개발 사업은 영업이익 감소로 수익성 개선에 이렇다 할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30일 1분기 매출액 12조455억원, 영업이익 321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8% 증가했다. 전분기 영업손실 4702억원과 비교하면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199% 증가한 304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회복의 원동력은 석유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압축된다. 석유사업은 매출 8조9851억원, 영업이익 15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36% 급증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사업은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의 발목을 잡아왔다.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는 9989억원에 달했다.
올 1분기 개선된 성적표를 받은 것은 무엇보다 복합정제마진이 초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최종 석유제품에서 수입원유의 가격을 뺀 복합정제마진은 1분기 평균(싱가포르 시장 기준)은 배럴당 6.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점을 기록한 것.
수직급락하던 국제유가가 2월 들어 진정된 점도 수익성 개선의 버팀목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석유사업부문의 재고평가손실은 2800억원을 기록, 지난해 4분기 6100억원 대비 5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11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석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반면 윤활유와 석유개발 사업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윤활유와 석유개발사업은 영업이익이 각각 567억원, 533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전 사업 부문 가운데 매출액 대비 수익 기여도가 가장 컸던 석유개발 사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도 석유사업의 회복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는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지만, 저유가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가 수익성 악화를 상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날 오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공급과잉 상황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두바이유는 당분간 55~65달러대의 박스권이 예상된다"며 "정제마진의 경우 최근 저유가로 인한 수요 증가가 버팀목 역할을 하며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배당에 대해 "정상적인 수준의 이익을 실현하고, 재무구조를 안정화 시키면 동종 업계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존 정책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배당성향은 현 단계에서는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980년 이후 34년 만에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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