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만난 검찰…'성완종 리스트' 수사 속도
박 전 상무 긴급체포 이어 수행비서 소환
2015-04-22 16:18:26 2015-04-23 00:00:45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핵심 관련자의 신병을 확보한 데 이어 또 다른 핵심측근을 소환조사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22일 오전 2시45분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준호(49) 전 상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박 전 상무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 사건 수사가 개시된 이후 첫 체포자가 됐다.
박 전 상무는 전날 오후 12시25분쯤 검찰에 출석해 성 전 회장의 죽음과 경남기업 측의 증거인멸 시도에 대해 조사를 받던 중 체포됐다.
성 전 회장의 사망 이후 지난 13일 수사에 착수한 특별수사팀은 그동안 메모와 녹음 파일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사를 두고 "귀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칠흑 같은 망망대해에 돛을 달고 가면서 불빛을 찾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 전 회장의 심중과 활동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 중 하나인 박 전 상무는 특별수사팀에게 '귀인' 으로 풀이된다.
박 전 상무는 경남기업 입사 이후 성 전 회장 비서로 근무하면서 홍보를 담당했던 최측근으로서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영상실질심사에 관한 대책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특별수사팀은 박 전 상무를 일단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했지만 성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전반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2003년 경남기업에 입사한 뒤 줄곧 성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재직시기가 '리스트 8인'에게 성 전 회장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전 시기를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보좌관 경력 등에 비춰 성 전 회장과 정관계 인사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도 박 전 상무를 소환하면서 "마냥 귀인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천운을 기다리는 것은 결코 없다"며 박 전 상무에 대한 소환 조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기다리던 귀인을 또 맞았다. 성 전 회장의 비서실장인 이모씨(43)가 그 두 번째 귀인이다.
이씨는 성 전 회장을 10년 이상 보좌해 온 인물이다. 박 전 상무 못지 않게 성 전 회장의 총애를 받았다.
박 전 상무와 비슷한 시기에 경남기업에 입사한 이씨는 성 전 회장이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당시 수석보좌관을 맡아 활동했다. 성 전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의원직을 잃고 경남기업으로 돌아왔을 때도 옆에 남았다. 특히 성 전 회장이 검찰소환 조사를 받을 때도 그를 수행했다.
특별수사팀은 박 전 상무와 이씨를 동시 조사 중이며 이씨에 대해서도 성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또 필요할 경우 두 사람을 대질시켜 조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특별수사팀은 이씨에게서도 증거인멸 등의 혐의가 확인 될 경우 박 전 상무에 이어 긴급체포 등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 조사를 거쳐 박 전 상무와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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