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대 자원개발 비리 혐의 등으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8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간 16층 뱅커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던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News1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유서를 남기고 이른 아침 몰래 집을 나섰던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이 결국 숨진채 발견됐다.
이날은 성 전 회장이 자신의 젊음과 피·땀을 다해 이룩했다고 말하던 경남기업의 법정관리인 취임식이 예정된 날이었다.
9일 오후 3시경 경찰은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부근 300m 지점에서 나무에 목을 매고 숨진 성 전 회장을 발견했다. 성 회장은 이날 오전 5시쯤 집을 나섰으며, 8시12분경 유서가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성 전 회장은 1985년부터 10여년간 대아건설 회장을 지냈고, 2004년~2012년까지 경남기업 회장으로 재직했다. 2012년에는 선진통일당 소속으로 자신의 기반인 충남 서산·태안 지역구에 19대 국회의원으로 출마, 당선됐다. 하지만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서산장학재단을 통해 지역주민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며 정치생명을 마감, 경남기업으로 돌아왔다.
경남기업은 1951년 경암토건주식회사로 창립, 1954년 경남기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65년 태국 중앙방송국 타워신축공사를 수주하며 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했다. 1977년에는 서울 반포에 경남아파트를 지으며 주택 사업에 진출했다.
2003년 대아건설에 인수합병되며 대아그룹에 편입됐다. 2007년에 당시 민간투자 단일 최대규모인 1조원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타워를 수주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경남기업은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하지만 졸업 2년만에 두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됐으며, 지난 3월11일 영업손실 누적에 따른 경영악화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경남기업과 채권단의 기업회생을 위한 자금 지원 회의가 있던 날, 성 전 회장의 자원외교 개발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성 전 회장은 회사 경영권과 지분 포기를 선언하며 경남기업 살리기에 나섰지만 채권단이 지원을 포기, 결국 법정관리행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7일 법원은 경남기업의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했으며, 회사와 관계가 없는 제3자인 이성희씨를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수위에서 일한 경력으로 'MB맨'으로 불렸지만, 지난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MB맨이 아니다. MB정부의 피해자가 MB맨이 될 수 있느냐. 검찰이 표적을 잘못 정했다"며 눈물로 항변하기도 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법정관리인의 취임식이 있는날 회사의 가장 큰 어르신어었던 회장님의 비보를 갑자기 듣게 돼 충격적이기도 하고 너무 안타깝다"고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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