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정부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 출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은행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전 영업점이 쇄도하는 문의전화에 대응하는 한편 일선창구의 혼란을 막기 위해 영업점 인력을 풀가동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변동금리를 적용받거나,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주택담보대출을 낮은 고정금리의 장기 분할상환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24일 각 은행에서 일제히 출시된다.
취급 은행은 국민, 기업, 농협, 수협, 신한, 우리, 외환, 하나, 씨티, SC, 경남,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제주은행 등 16곳이다.
만기는 10·15·20·30년으로, 5년마다 금리가 조정되는 금리조정형의 대출금리는 연 2.63%, 만기일까지 동일한 금리가 적용되는 기본형은 2.65%다.
현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3.5%대이므로 금리 차이는 0.9%포인트에 달한다.
2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한해 무려 180만원의 이자액을 절감할 수 있다. 대상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대출액 5억원 이하의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이다.
여기에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되면 고객 신청이 폭주할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대출 받기를 원하는 방문객들로 일선 창구가 혼잡해질 것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출시 첫날인 만큼 창구가 혼잡할 수 있으니 자리가 부족하면 개인대출 상담창구 뿐만 아니라 기업대출 창구에서도 서류 신청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출 신청서를 접수하더라도 대출 승인까지는 하루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금융공사에서 대출자산을 사들이고 증권화하기 때문에 주택금융공사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으로서는 최종 승인된 총 대출건수와 금액이 바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에 한도에 상관없이 출시 첫 날에는 대출을 원하는 고객의 신청서를 무조건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찍 신청해 놓고도 결국에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의 불만도 예상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무조건 신청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찍 신청해놓은 고객 입장에서는 나중에 자격기준이 안돼 대출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시 첫날에는 눈치작전으로 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예상대로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문의는 많이 오고 있지만 앞으로 금리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어 당분간 지켜보자는 고객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은행권은 사실상 '돈 안되는' 안심전환대출의 인기에 울상이다.
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한 규모 만큼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야 하는데, MBS 채권이 기존 대출의 금리보다 더 낮기 때문에 이자마진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
대신증권에서는 안심전환대출 1차 한도인 20조원이 소진된다는 가정하에 은행권 손실이 1400억∼16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또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점유율에 따라 은행당 순이자이익이 250억~5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출한도에 얽매이지 말고 신청을 받으라고 주문하고 있어 은행권으로서는 더욱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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