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75%로 전격 인하한 가운데 여야가 한 목소리로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우려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우리경제가 시준금리 1%라는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섰다"며 "우려 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과연 적절한 조치인지 기대 효과에 의문이 든다"며 "2월 한달동안 주댁담보대출이 4조2000억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가계부채 폭탄에 대한 대비책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는 "경제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새누리당 지도부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며 "위기를 더 큰 위기로 빠트리는 땜질 처방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박했다.
같은 당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 전월세 가격이 폭등할텐데 정부는 대기업의 수출경쟁력만 생각하고 서민 주거난은 왜 걱정하지 않는 것이냐"며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News1
하지만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는 여당 지도부에서도 나왔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해 "지금까지 정치권은 금리와 환율 문제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말을 아껴왔다"며 "하지만 금리인하로 가계부채가 가장 큰 시한폭탄이 됐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원내대표는 "가계부채가 최근 1100조원에 가깝게 계속해서 증가해왔다"며 "국내외 전문가들이 예전부터 지적해 온 문제로 기존에 부채를 가지고 있던 가계는 부담이 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리인하는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를 구성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했는데 정부는 금리인하로 인해 가계부채가 더욱 급증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묘안을 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P) 전격 인하했다. 가계부채 등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미약한 국내 경기회복세를 타개하고, 저물가·저성장의 부담감 해소를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이번 금리인하 단행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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