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중국이 한국 선물업계의 발전 비결을 배우려고 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반응이 냉담하다. 선물시장 대외개방을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이 과거 옵션시장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국내 금융투자업계에 노하우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선물업계 진입 문턱을 낮추고 외국계 자본의 선물회사 지분 참여를 허용했다. 선물회사의 설립이나 인수, 해외 선물운용기관의 지분 참여와 관련된 기본 요건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해외 투자자가 중국시장에 원유 선물시장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제도적 장애물도 제거했다.
이에 따라 중국 선물시장의 대외개방과 시장영향력 확대가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양타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중국금융시장포커스'에서 "여전히 낙후한 중국 선물시장이지만 지난해 10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개혁 조치로 효과적인 상부설계 인솔 하에 중국 선물업계와 선물시장이 더욱 왕성하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타오 연구원은 "상품구매와 소비의 큰손인 중국은 주요 상품의 국제 가격결정권이 부족해 해외 진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 선물업계의 해외 진출이 더욱 절실해진 가운데 그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현재 철광석 가격의 경우 싱가폴 시장이, 전 세계 대두나 금·에너지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가, 비철금속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 등이 결정하고 있다. 중국 실물기업이 해외 진출시 해외 선물시장에 의존해 헤지거래할 수밖에 없고 최고의 서비스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국내 금투업계에 손을 내미는 이유기도 하다.
양타오 연구원은 "중국이 선물시장에서의 국제적 영향력과 발언권을 높이고 실물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자산배분과 위험관리를 할 수 있게 하려면 중국 선물기업이 가능한 빨리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선물시장 선진 노하우 습득은 물론 해외 각국 시장의 법률법규 이해와 업무면허 취득 또한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과거 옵션시장 세계 1위는 물론 선물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경험이 있어 중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롤 모델로 꼽힌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금투업계의 입장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 국내 금투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불명확한데 초기단계인 선물시장을 인식하기까지는 소모해야할 게 너무 많다"며 "현재 국내 선물시장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다른 나라 들러리까지 설 필요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중국의 선물시장 개방 초기인 지금은 먹거리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금투업계에도 엄청난 기회"라며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와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자격을 가진 회사라면 적극적으로 고민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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