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언론외압'은 사과..'병역의혹'은 "기억 안나"(종합)
신검 '1갑종'판정 받고 재검..방위 판정
"수도국군병원에 X레이 없었다" 거짓 해명
2015-02-10 15:54:35 2015-02-10 15:54:35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최근 불거진 자신의 그릇된 언론관 지적에 대해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했다.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부주상골로 인한 판정'임을 강조하면서도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피해갔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이 후보자의 도덕적과 정책적 능력 등을 종합 검증했다.
 
이 후보자는 기자들을 상대로 인사 협박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바로 허리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병역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아픔을 호소하며 40년 전 일이라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둘러댔다.
 
◇"나의 불찰·부덕의 소치..백번 사죄의 말씀"
 
국회 인청특위 소속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첫 질의에서 "언론의 기능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라고 나름 평가해왔는데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후보자는 국민들에게 총리 후보로서의 언론관에 대해 걱정을 끼쳤다"며 "자신의 언론관으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불찰과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과 언론사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 것에 대해 대오각성 하고있다"고 사과했다.
 
그는 "물론 편한 자리에서 평소 친했던 기자들과 나눈 대화라고 하더라도 저의 처신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인과 전반에 거쳐 사죄의 말씀과 함께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없는 정부와 정부없는 언론 중 선택하라고 하다면 저는 정부없는 언론을 선택할 것"이라며 언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잘못된 언론관에 대해 백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News1
 
인청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지난 2007년 대전KBS 방송토론에서 패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토론을 파행시켰고, 2009년에도 불리한 질문을 던지는 패널을 빼라고 하면서 방송 파행을 이끌었다"면서 "평소 가지고 있었던 내재화된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죄송하다. 말씀한 사실들이 도지사 재직시절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시인하며, "하지만 인터뷰 기록을 찾아보면, '30년 공직생활의 동반자는 신문'이라고 말했던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자의 땅 투기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달 27일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통의동 인근에서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자신이 언론에 외압을 넣었던 사실과 간부와의 인맥을 통해 인사에 충분히 개입할 수 있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자는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윗사람들하고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 국장, 걔 안돼, 해 안해? 야 김 부장, 걔 안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요"라고 말했다.
 
◇병역면제 의혹에 거짓증언까지 "기억이 잘.."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은 이 후보자의 병역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가 거짓으로 병역 문제를 증언했다는 것이다.
 
진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제게 전화를 걸어오셔서 병역 문제와 관련해 해명을 하셨는데, 1971년에는 홍성의 아주 시골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엑스레이 기계가 없어서 부주상골 검사를 못하고 1975년 대전에 가서 엑스레이를 촬영, 부주상골임을 확인받았다고 해명했다"며 "하지만 이 해명으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병무청으로부터 제공받은 병적기록표를 제시하며 "첫번째로 신체검사를 받았던 장소는 '수군병' 즉 수도국군병원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첨단 시설이 갖춰진 신검장소였다. 당시 이 후보자는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당시 이 후보자는 '1갑종' 현역 판정을 받았다.
 
이어 "1975년에는 오히려 고향인 홍성에 있는 홍주국교(홍주국민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며 "엑스레이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도 않은 곳 내려가 신검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1975년 당시 이 후보자가 홍성군청 사무관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사실을 적시하며 "그 작은 시골에서 군청 사무관이면 얼마나 두려운 사람이었겠는가. 그런 분이 군청 초등학교에서 신검을 받았다"고 배후에 암묵적 압력이 있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 의원은 왜 거짓해명을 했던 것인지에 대해 질의했으나 이 후보자는 "40년 전 사건"이라며 "행정적 절차가 40년 된 일이라 기억을 일일이 하지는 못하지만 다리에 문제가 있어 고생하고 있는 입장임을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야당 김경협 의원과 진성준 의원 등은 "이 후보자가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왜 거짓 증언을 했는지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으나 이 후보자는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야당의원들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자신의 과거 엑스레이 사진을 들고 답변하고 있다.ⓒNews1
 
◇'재테크의 귀재' 의혹 "근검절약해 집 옮긴 것"
 
이 후보자가 1978년부터 약 10년 단위로 강남 일대 아파트를 구매했다 팔기를 반복한 것에 대해서도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었다.
 
새정치연합 홍종문 의원은 "이 후보자는 경찰 중에서는 최고의 재테크 전문가가 아닌가 싶다"며 "1978년 신반포 2차 아파트(33평형)를 구매한뒤 1983년 42평형으로, 46평형으로 옮겼다"며 "또 1993년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52평형)로 이사를 갔고 2000년에는 도곡동 타워팰리스(48평형)를 구매한 뒤 당해년도에 팔고 2003년 대림 아크로빌(52평형)으로 이사갔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가 집을 옮겨다닌 이 지역 일대는 이른바 '강남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강남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르는 지역이다.
 
홍 의원은 또 "재산공개에 나온 현금보유액을 보면 1996년 이후로 2~3억원 정도의 현금을 항상 가지고 있다"며 "많을 때는 8억원, 최근에는 3~4억원의 현금을 항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40년 전 아버님이 강남에 30평 아파트를 한채 사주셨다. 40년 결혼생활 하면서 6번 이사를 했다. 조금씩 근검절약해서 옮긴 것인데 집 한채로 무슨 투기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1995년 공무원을 그만두고 정치에 입문하면서 받은 퇴직금 1억3000만원이 유일한 재산"이라며 "이자에 이자가 붙여 2억원 정도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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