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그리스 제1야당인 시리자가 오는 25일에 열리는 총선에서 승리하면 재벌개혁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천명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반긴축·반유럽을 표방하는 시리자가 미디어 개혁을 축으로 하는 재벌 개혁 공약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자 선임 경제 대변인은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벌개혁은 우리 정당의 주요 활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리자는 미디어 개혁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정부 고위층 인사들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공짜로 방송 송출권을 나눠주던 관행을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 인사와 방송 업자 간에 모종의 뒷거래가 존재해왔다.
시리자 관계자는 미디어 재벌 개혁을 최우선순위에 둘 것"이라며 "현 정부는 그동안 단 한 번도 방송 송출권을 돈 주고 판 적이 없다"며 "법적 기반이 없는 채널이 5개나 된다"고 지적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가 지지자들 앞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 관계자는 또 재벌개혁과 더불어 부동산, 국경기업, 국내 언론에도 칼을 들이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민영화 계획도 일단 중지시키고 재검토할 예정이다.
그리스 기업 거물들은 시리자의 이런 개혁 의지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대다수 시민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시리자와 부채 탕감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온 EU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도 재벌 개혁에는 호의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리스 정치인들이 기업의 자금으로 정당을 운영하고 경선을 치르기 때문에 함부로 재벌 기업을 건드릴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에 돈을 꿔 준 유로존 국가들과 독일, 트로이카는 시리자의 부채 탕감 공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로이카는 이날 그리스의 긴축 의지가 부족하다며 더 강한 구제금융 조건을 내걸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에 승리한 이후 국채 절반을 탕감하고 긴축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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