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웨이, 동양매직)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지멘스, 밀레, 틸만 등 유럽 가전업체들 텃밭이었던 전기레인지 시장이 국내 업체들의 잇단 가세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낮아진 가격대와 심미성을 눈여겨보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시장 기대감도 커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2만6000대에 불과했던 전기레인지 시장은 2013년 2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23만대까지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올해도 전년 대비 30~40% 시장 규모가 늘 것으로 예상됐다.
포문은 리홈쿠첸이 열었다. 지난 2011년 1구 IH전기레인지를 출시한 이후 2013년 3구짜리 하이라이트(HL)와 인덕션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IH스마트레인지 고급형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했다. 최근에는 빌트인 전기레인지로 B2B 시장도 진출했다.
리홈쿠첸은 주력상품인 밥솥 이후의 신성장 동력으로 전기레인지를 택했다. 올해 전기레인지 사업에서 매출 350억원 달성, 오는 2017년에는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쿠전자도 지난해 9월 하이브리드 에코 전기레인지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웨이는 지난 2013년 자사 브랜드로 첫 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 말 유럽 주방 가전사인 파비타와 손잡고 이탈리아에서 생산한 '유러피언 3구 전기레인지'를 내놨다.
신개념 전기레인지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동양매직은 지난해 말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를 결합한 가스 하이브리드 제품을 출시했으며, 리홈쿠첸은 올 하반기 일반적인 동그란 화구와 용기가 위치한 곳에만 화력이 전달되는 방식이 결합된 세미프리(semi free) 형태의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는 수년전만 해도 200~300만원대였던 외국산 제품이 주를 이뤘지만 국내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가격이 대폭 하향, 소비자 문턱이 낮아진 점을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또 가스를 사용하지 않아 폭발 위험이 없고,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를 방출하지 않는 점이 건강을 중요시하는 트렌드에 적합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전기레인지의 심미성도 젊은층의 수요 진작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다만 가스레인지 시장이 지난 2002년 정점 후 감소하고 있고, 그 틈새를 전기레인지가 대체할 것이란 전망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관계자는 "전기레인지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전기정책의 누진세가 여전히 선택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끓이고 삶는 등 한국식 조리방식 때문에 가스레인지 수요도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는 전기레인지 빌트인이 강화되고 있어 앞으로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성장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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