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양측은 지난 5월 임단협 상견례 이후 7개월에 걸쳐 7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인 임금인상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올해 3조원이 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경영진 교체 등 강도 높은 쇄신에 착수했지만 임단협 타결이라는 묵은 과제는 해결치 못한 채 한 해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주에 이어 29일에도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완강하게 버티던 사측이 한 발 물러나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을 높였지만 노사 간 신뢰에 금이 가면서 사이가 다시 틀어졌다.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 인상(기본급 대비 6.51%) ▲성과금 250% 이상 지급 ▲호봉승급분 5만원으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이 제시한 최종 수정안은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 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직무환경수당 1만원 인상 ▲격려금 현행 통상임금의 150%+200만원 등으로 기본급 부분에서 1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사측은 향후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인상분을 더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이번만은 기필코 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노조 측은 예고했던 대로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파업에는 특수선 사업부(방산물자 생산 조합원) 등을 제외하고 울산조선소에서 근무하는 30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실시했던 파업 중 가장 많은 수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현대중공업 군산공장이 설립 6년 만에 첫 번째 파업을 실시했다.
노사 양측은 오는 31일에도 임단협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원 설명과 찬반투표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연내 타결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임단협 연내 타결이 어려워지자 노조 일각에서는 아예 내년 주주총회 때까지 파업 기조를 이어가자는 강도 높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측을 최대한 압박해 노조 요구를 관철시키자는 얘기다.
또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노조 집행부의 협상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섭기간이 길어지면서 노사 모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