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전경(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올해 의료계를 달군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원격의료’다.
원격의료는 컴퓨터·화상통신 등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지역의 환자를 돌보는 방식의 진료 시스템을 말한다. 정부가 온라인 의료정보시장 창출과 의료소외지역 문제 해결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 10월부터 9개 시군구의 11개 의료기관과 교정시설 2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원격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의료계 참여 거부로 결국 정부 단독으로 진행해 ‘반쪽짜리’ 시범사업으로 전락했다. 게다가 의료계와 시민단체들은 “원격의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은 물론 이를 평가하는 시범사업 자체도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다”며 제도 도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정부 제출)’이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시범사업이 내년 3월 마무리되면 정부가 그 결과를 토대로 원격의료 입법화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료계의 최대 관심사인 원격의료를 둘러싼 주요 쟁점을 살펴본다.
◇ “원격의료, 오진 우려에 개인정보 유출 위험도”
원격의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안전성’이 지목되고 있다.
원격의료는 의사와 환자간 화상 진료로 오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 의료정보가 서버를 통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손실이나 오류가 발생할 경우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원격의료는 의사가 환자를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니라 화상을 통해 진료하기 때문에 오진 우려가 있다”며 “환자 개인정보가 서버를 통해 이동하면서 데이터 손실이나 오류가 발생할 경우 이차적인 의료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해킹사건처럼 최고 보안전문가들조차 자료 유출을 막지 못했다”며 “원격의료를 통한 진단과 처방의 유출 등 보안상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환자, 진단검사기기부터 갖춰야..비용효과성도 낮아
원격의료의 유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원격의료 도입에 들어가는 비용과 대비해 효과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원격의료 도입 시, 만성질환자 기준으로 동네의원은 컴퓨터 장비(마이크, 웹캠 등)로 30~330만 원, 환자는 컴퓨터 장비(마이크, 웹캠 등)와 생체 측정기 등으로 150~350만원의 경비를 소요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격의료가 허용될 경우 약 최대 20조475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대면진료는 문진과 촉진에 의존하는 반면에 원격진료는 검사에 의지한다”며 “따라서 원격진료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는 가정에 진단검사기기를 들여야 하는데, 여기에 많은 비용이 든다”고 비판했다.
정 국장은 또 “이들 기기를 사용해 혈압·혈당 등을 측정할 때 일회용 키트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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