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 결정에 대해 국제헌법자문기구인 베니스위원회가 결정문을 요청하면서 이번 결정이 국제무대에 오르게 됐다.
21일 헌재는 독일 위원이 강일원 헌법재판관에게 진보당 해산 결정문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아직 위원회로부터 공식적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결정문을 제공할 경우 헌재 차원에서 위원회에 직접 건넬 것으로 전망된다.
강 재판관은 선고 결정을 엿새 앞둔 지난 13일 베니스위원회 산하 헌법재판 공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베니스위원회의 이번 요청은 헌법재판에 관한 한 아시아에서 선진국으로 여겨지고 있는 우리 헌법재판소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상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베니스위원회는 헌법연구를 통한 민주주의 확산을 목표로 1990년 설립된 단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 47개국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2006년 우리나라도 회원국이 됐다. 위원회는 앞서 터키에서의 정당해산 심판 결정문도 제공받은 적이 있다.
위원회의 평가가 구속력이나 강제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헌법단체인 만큼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130여명에 불과했던 이석기 전 의원과 일부 당원들의 이른바 '5월 회합'을 진성당원 3만명, 총 당원 10만여명인 진보당 전체의 행위로 판단한 것에 대해 논쟁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비례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비춰볼 때 진보당의 해산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도 논쟁거리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헌법해석상 비례원칙에 비춰 진보당의 해산이 공익상 더 타당하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헌재의 결정문 제공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결정문에 대한 영문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정문이 총 347페이지에 이르고,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신중한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실무상 번역 완료는 1년이 조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진보당 해산이 결정된 지난 19일 새벽 헌법재판소 정문 앞을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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