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유한양행이 '첫 1조원 달성' 타이틀 경쟁에서 녹십자보다 한발 앞서나갔다. 유한양행은 19일 '1조원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유한양행에 박수를 보내면서 한편으론 라이벌인 녹십자에게 시선을 쏟고 있다. 하지만 녹십자는 올해 1조원 돌파가 사실상 무산돼 차기를 노려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1일 유한양행 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분기별 매출은 1분기에 2258억원, 2분기에 2545억원, 3분기에 2591억원을 나타냈다. 4분기에는 19일 현재 2706억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1조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도입 신약과 해외 수출이 매출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정(65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80% 성장했다.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정(583억원)'과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581억원)'도 45%씩 매출이 늘었다.
대형약물 3인방 덕분에 약품사업부 매출은 4.6% 증가했다. 여기에 에이즈치료제, C형간염치료제 등의 판매 증가로 해외사업부가 33.5%의 매출 성장을 이룬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착실하게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며 "국내 의약품 판매 확대 및 해외 수출도 크게 성장했고 건강생활용품과 화장품 쪽으로의 사업을 다각화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녹십자도 1조원 클럽에 동시 입성이 가능할지 관심사다.
올해부터 3분기까지 녹십자의 매출액은 6279억원이다. 1조원에 도달하려면 4분기에만 3721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 셈이다. 독감백신 등 계절 특수를 감안해도 이는 다소 무리인 목표치다.
2013년 녹십자의 매출은 7938억원이다. 같은 해 4분기에는 21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8.6%의 매출액증가율을 감안하면 매출 1조원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종속기업의 실적까지 합친 연결기준으로는, 올해 3분기까지 7173억원으로 1조원 달성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이번 제약업계 첫 1조원 타이틀은 단일법인 기준이다. 연결기준으로는 동아제약이 이미 2012년에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유한양행과 1조원 달성의 라이벌로 자꾸 거론돼서 곤혹스럽다"며 "당사는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세운 적이 없고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공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녹십자는 단기간의 실적보다 중장기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에서 어떻게 활약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달라"고 덧붙였다.
(자료출처=각사 공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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