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김미연기자]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서는 눈길을 끄는 인사가 단행됐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을 관장하는 통신정책국과 700메가헤르츠(MHz) 주파수 배분을 총괄하는 전파정책국의 국장이 모두 교체된 것.
지난 27일 미래부는 실·국장급 인사를 통해 김주한 통신정책국장을 신임 국립중앙과학관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규조 전파정책국장이 통신정책국으로 자리를 옮겼고 전파정책국장에는 전성배 국장이 임명됐다.
미래부는 "승진에 따른 후속 인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현안이 산적한 두 부서의 수장이 한꺼번에 바뀐 것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통신정책국의 경우 지난 10월 시행된 단말기 유통법이 안착하는 중요한 시점에 도달해 있고, 전파정책국은 700MHz 유휴 대역을 둘러싼 지상파와 통신업계 간의 갈등을 원만히 풀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미래부 관계자들은 "국립중앙과학관장 인사는 오래 전부터 내정됐던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3~4개월간 공석이었던 중앙과학관장에 대한 공모가 여름부터 진행됐다는 것. 통상적으로 공모 접수부터 평가, 선임까지 수 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특별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공교롭게도 단말기 유통법이 주목받는 시기에 인사가 이뤄져 눈에 띌 뿐이지 1년이 넘게 한 자리를 지킨 국장의 승진이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정 감사를 두 번이나 치른 국장도 김주한 국장이 거의 유일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조규조 국장이 빈자리를 채우게 된 것에도 "통신정책국장이 선임 국장이라 기수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관계자들은 부연했다.
통신정책국과 전파정책국의 현안은 곧바로 방송·통신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만큼 분위기 쇄신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통신정책국의 경우 단말기 유통법의 시장 안착이 단연 최우선 과제다.
미래부는 2일 단통법 시행 두 달간의 시장 통계치를 종합해 "11월부터 점차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 평균 가입자 수가 회복되고 있고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 증가, 단말기 출고가 인하 등 긍정적인 지표가 확인된다는 것.
미래부 내부에서는 옛 정통부 출신인 조 국장이 통신 시장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데다, 과거 주파수 할당 당시 보여줬던 원칙주의적 성향을 바탕으로 현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4건이 발의된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과 요금인가제 보완책에 대한 전략과 함께 '중장기 통신정책 방향' 수립에 어떠한 비전을 제시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파정책국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매듭짓기로 한 700MHz 대역 주파수 배분에 정권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전성배 국장은 지난 2년간 국정원에 파견나가 있었다.
앞서 여야 의원들과 지상파의 제재로 미래부의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주파수심의위원회는 700MHz 대역 108MHz 폭 중 20MHz 폭을 재난망 용도로 할당키로 했다.
남은 부분을 두고 지상파는 'UHD 활성화', 통신업계는 '트래픽 증가 대비'를 각각 주장하며 주파수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가 주파수 정책 소위원회를 구성한 상황에서 전 국장이 옛 정통부 시절의 다양한 경험을 살려 신속한 정책 결정을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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