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 규모가 너무 적어 유로존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의혹이 커졌다.
1일(현지시간) ECB는 보고서를 내고 지난주에 처음으로 3억6800만유로어치(5070억원)의 ABS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먼저 단행된 커버드본드 매입 규모인 51억유로(7조27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전에 공언한 대로 대규모 부양책이 시행될 거라 기대했던 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드라기는 ECB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지난 2012년 3월 수준인 3조유로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현행 2조유로 보다 1조유로 많은 수준이다.
아론 베이커 빌바오비스카야은행 애널리스트는 "커버드본드와 비교하면 매우 제한된 수준의 ABS가 매입됐다"며 "ECB는 바주카포를 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얀센 M&G 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ECB는 커버드본드를 매입했을 때처럼 대규모로 자산을 사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로존 경기침체 위기감은 저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점차 고조됐다. 지난 11월에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가 전년 동기 대비 0.3% 상승하는 데 그쳐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목표치인 2.0%에서 더 멀어진 것이다.
ECB 위원들은 두 가지 의견을 놓고 대립 중이다. 기존에 도입했던 부양책이 효과를 볼 때까지 기다리자는 신중론과 하루빨리 국채매입을 비롯한 강력한 부양책을 추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중에 ECB가 국채매입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
ECB의 다음 행보는 오는 4일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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