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요계 점령한 소녀들..‘하이 수현’과의 수다
2014-11-14 15:42:32 2014-11-14 15:42:32
◇'나는 달라'를 발표한 YG의 유닛 '하이 수현'.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말 그대로 ‘무서운 소녀들’이다. 열 여덟, 열 다섯의 10대 소녀 두 명이 가요계를 점령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새 유닛인 ‘하이 수현’을 결성한 이하이와 악동뮤지션 이수현의 얘기다. ‘하이 수현’이 지난 11일 발표한 노래 ‘나는 달라’는 각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인기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수현이가 날 귀여워한다. 항상 날 토끼라고 말하면서 키우겠다고 한다”는 귀여운 언니 이하이와 “하이 언니가 새벽엔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춘다. 처음엔 왜 이러지 생각했는데 이제 같이 한다. 함께 있으면 긍정 에너지가 생긴다”는 깜찍한 동생 이수현을 만나 유쾌한 수다를 나눠봤다.
 
◇'하이 수현'의 이하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음원 1위 했을 때 방방 뛰며 좋아해”
 
이하이는 ‘나는 달라’의 인기 행진에 대해 “아무래도 유닛으로 나와서 그런지 앨범을 내기 전 많이 떨렸다”고 입을 뗀 뒤 “예상을 못했다. 1위를 하자마자 서로 끌어안고 좋아했다. 혼자서 앨범을 냈을 때보다 더 좋았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 선 두 사람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해줄 만한 단어는 ‘능수능란’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베테랑 가수들 못지 않은 능수능란한 공연을 보여주는 두 사람이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은 두 사람은 여느 10대 소녀들과 다르지 않았다. 밝고, 쾌활하고, 티가 없었다. 감정 표현에도 솔직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이 있다는 것이 다른 10대들과 다르다면 다른 점.
 
이수현은 “악동뮤지션으로 앨범을 낼 때보다 긴장이 많이 됐다. 차트 성적에 대해 회사 직원 분이 얘기해줘서 ‘아악’ 소리를 질렀다. 회사 분들에게 빼빼로 과자를 돌리려고 사인을 하던 중이었는데 그걸 던지면서 방방 뛰었다”고 말했다.
 
이수현은 지난 4월 친오빠 이찬혁과 함께 팀을 이룬 악동뮤지션의 1집 앨범을 통해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했다. 당시 이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은 각종 차트의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수현은 “혼자 하다 보니까 오빠한테 의지를 못하고 혼자 해내야 했다. 스스로에게 여러 가지 도움이 많이 됐다”며 “하이 언니와 같이 하니 새롭더라. 녹음을 하다 조금만 이상한 소리가 나도 까르르 웃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할 때도 서로 껴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빠가 질투를 안 하는 척 하는데 하는 것 같다”며 싱긋 웃어 보였다.
 
또 “오빠가 양현석 사장님에게 ‘나도 잘 할 수 있는데’라고 말했는데 사장님이 ‘찬혁이는 작사, 작곡의 고뇌에 좀 빠져봐야돼. 열심히 좋은 곡을 써라’고 말씀하셨다”고 양현석 YG 대표의 말투를 은근슬쩍 따라해 보이며 전했다.
 
◇아이콘의 바비(가운데)는 '하이 수현'의 노래에 랩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상반된 매력 가진 ‘하이 수현’..“서로 많이 배워요”
 
이하이는 레트로 소울과 R & B를 주특기로 하는 소울풀한 목소리의 솔로 가수다. 반면 이수현은 포크 장르의 노래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청아한 목소리가 매력이다. 상반된 보컬 특징을 가진 두 사람은 ‘하이 수현’의 노래를 통해 인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보컬 색깔이 달라서 시작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녹음한 것을 들어봤을 때 합이 잘 맞아서 놀랐어요. 사장님도 놀라셨고요.”(이하이)
 
이하이는 그러면서 “내 목소리만 항상 듣다가 완전 다른 목소리를 들으니까 평소에 배울 수 없었던 걸 수현이에게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와 반대로 하이 언니는 소울이 짙은 보컬인데 제가 그런 톤을 좋아해요. 녹음할 때 뭘 불러도 이하이 스타일이더라고요. 그런 점이 엄청 부러웠어요.”(이수현)
 
이하이는 “서로 경쟁자라기 보다 같이 하면서 다른 점이 눈에 보이니까 배울 점이 많다”며 “부족한 점을 서로 얘기해주고, 서로 배운다”고 덧붙였다.
 
이번 노래엔 데뷔를 앞둔 YG의 신인 보이그룹 아이콘의 멤버인 바비가 랩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수현은 “원래 저희 둘만 하는 거였는데 나중에 바비 오빠가 투입됐다”며 “바비 오빠가 녹음한 것을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 그래서 사장님에게 바비 오빠의 분량을 좀 늘려주시면 안 되냐고 했는데 수정할 시간이 없어서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바비 오빠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더 거대한 프로젝트로 하고 싶다”고 하자 이하이는 “그럼 ‘하이 수현’의 노래는 거대한 것이 아니냐?”며 장난스럽게 눈을 흘겼다.
 
‘나는 달라’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바비와 삼각 관계를 연기하기도 한 이수현은 “연기를 하고 나서 깔끔하게 정리되면 좋은데 감정이 계속 남더라. 연기를 하고 나면 헤어나오기가 힘들다”고 밝혔고, “그럼 실제 생활에서도 바비 오빠가 좋아진 것 아니냐?”고 하자 “김밥(바비의 별명)은 친오빠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하이 수현'의 이수현.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하이 수현’이 말하는 양현석 대표는
 
데뷔 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두 명의 소녀 뒤엔 양현석 YG 대표가 있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스타’를 통해 두 사람을 발탁한 것도, ‘하이 수현’이란 독특한 조합의 유닛을 만들어낸 것도 바로 양 대표였다.
 
이하이와 이수현이 얘기해준 양 대표의 프로듀서로서의 특징은 ‘가수 맞춤형 매니지먼트’를 한다는 것.
 
이하이는 “나는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좋아해서 혼자서 연습을 많이 한다. 그런데 사장님이 허락을 하셔야 모든 게 진행이 될 수 있다”며 “유독 저한테 제재를 많이 하시더라. 사장님이 앨범 프로듀싱과 관련해서 내 앨범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언니와 악동뮤지션한테 사장님이 대하는 것이 엄청 다른 것 같아요. 악동뮤지션 앨범을 녹음할 땐 녹음을 엄청 많이 했지만 한 번도 간섭하신 적이 없어요. 몇 번 녹음실에 오셨다가도 ‘녹음해, 녹음해’라고 하시면서 그냥 가셨어요.”(이수현)
 
이수현은 양 대표가 본인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듯,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하이 언니에게는 손을 많이 뻗어주시고..”라고 말했다.
 
이수현은 그러면서도 “가수들 성향에 맞게 해주시는 것 같다”고 했고, 이하이는 “오히려 나는 수현이의 경우가 부럽다”며 “저는 한 곡, 한 곡 선곡을 해주시고, ‘넌 이런 점이 별로야’라고 무섭고 따끔하게 지적을 하시기도 한다. 교육하는 방식이 다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이하이는 이어 “내 앨범 준비를 좀 타이트하게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있다”는 애교 섞인 말로 양 대표가 자신의 솔로 앨범 발매를 좀 더 빠른 시일내에 진행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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