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누적된 국내 수입차의 등록 점유율은 15%에 육박한다. 수입차의 폭발적 기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수입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수년내 25%까지 늘어날 것으로까지 전망하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 시장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랜드는 모두 독일산.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4사의 9월 기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무려 69.64%다. 국내시장은 그들에게 아우토반이 됐다.
이 같은 독일차의 강세 속에 도전장을 내민 겁 없는 브랜드가 있다. 유럽 전통의 명차로 알려진 볼보다. 볼보는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총 2142대의 승용차를 팔아치웠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3% 폭증한 수치다.
이 기간 수입차의 평균 증가율이 25.6%였다는 점에서 올해 볼보의 선전은 유난히 눈에 띈다. 카통팀이 이번에 소개할 자동차는 볼보의 선전을 이끌고 있는 대표 SUV모델, XC60 D4다.
다소 흔해진 독일차를 구매대상에서 제외한, 그러면서도 여전히 유럽산 프리미엄 디젤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XC60 D4가 희소식이 될 것 같다. XC60 D4 속으로 빠져들어가보자.
◇볼보 XC60.(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파워·연비 두 마리 토끼 잡은 뛰어난 기술력
파워트레인 : ★★★★☆
볼보의 한국시장 판매량 증가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획기적인 파워트레인 개선 작업에 기인한다. 볼보는 한국에 들여오는 S60, V60, XC60, XC70, S80의 가솔린 및 디젤 모델들에 새로운 'DRIVE-E'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지난 5월 말 볼보코리아가 발표한 해당 파워트레인의 성능을 직접 점검해 본 자동차 전문기자들의 평가도 제법 괜찮았다. 힘과 연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게 설계된 새 엔진의 능력은 기자단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지난 5월27일 볼보는 한국 시장에 새로운 파워트레인인 'DRIVE-E'를 선보였다.(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XC60 D4에 탑재된 이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자랑한다. 구세대 파워트레인의 엔진은 더 컸으나 마력은 오히려 164ps로 더 낮았던 것이 볼보 엔진 기술력의 발전을 보여주는 근거다.
엔진 경량화를 이뤄내면서도 효율은 더욱 좋아졌다. 고속도로 연비가 17.1km/ℓ, 도심 연비가 13.4km/ℓ, 복합 연비가 14.8km/ℓ다. 카통팀이 실제 시험해본 결과 고속도로 19.2km/, 도심 13.0km/ℓ가 트립컴퓨터에 기록됐다.
◇카통팀이 실험한 도심 주행 연비(위)와 고속도로 연비(아래) 기록.(사진=뉴스토마토)
고속도로 주행은 합정동 이토마토 빌딩에서 강변북로와 자유로를 달려 임진각을 찍고 돌아오는 왕복 111km 코스였고, 도심 주행은 역시 합정동 이토마토 빌딩에서 구로디지털단지까지 왕복 2번 주행한 총 47km 코스였다.
◇코너링은 'Good', 소음은 'Not Good'
주행성능 : ★★★☆☆
우수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만큼 실제 주행성능도 나쁘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1840kg에 달하는 무거운 차가 '훅' 하고 앞으로 튀어나가는 느낌.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구간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이 전혀 없다는 것도 특징이었다.
코너링 역시 우수했다. 볼보는 XC60 D4에 '코너 트랙션 컨트롤(Conner Traction Control)'이라는 시스템을 탑재했는데, 이 시스템은 좌우 구동력 배분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코너링을 가능케 한다.
다만 주행 중 귀를 거슬릴 정도의 소음은 흠이었다. 라디오를 틀어놓고 주행을 할 때는 소리를 약간 상향 조절해야만 했다. 올해 국산 브랜드들이 디젤 세단을 출시하면서 중점을 뒀던 획기적인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감소와는 비교됐다.
디젤 엔진의 힘과 좋은 연비를 맛보면서도 정숙성까지 원하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통할 지는 미지수다.
◇DRIVE-E 엔진은 우수한 주행성능을 담보하지만 소음은 다소 흠이됐다.(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다양하고 참신한 XC60의 안전시스템
안전성 : ★★★★★
이제 국내에도 '볼보=안전한 차'라는 인식이 퍼졌다. 소비자들은 볼보 브랜드를 대하는 순간 가장 먼저 안전한 차라는 생각을 떠올린다. XC60 D4에 탑재된 안전시스템도 그 명성에 걸맞게 다양하고 참신하다.
볼보자동차에서 꾸린 교통사고 조사팀은 도로 위 전체 추돌사고의 75%가 저속에서 발생하고, 50% 이상의 운전자는 추돌 전에 전혀 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했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바로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시스템.
XC60 D4에 탑재된 '시티 세이프티 2'는 시속 50km 이하 주행 중 추돌 위험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작동하지 않으면 자동차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앞 차와의 속도 차이가 15km/h 이하일 경우 추돌 없이 차량을 정지시키며, 그 이상의 속도 차이가 나면 추돌이 발생할 수 있으나 피해를 최소화한다.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티 세이프티 시스템.(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한층 강화된 '레이더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LIS)'과 '후-측면 접근차량 경고시스템(CTA)'은 후방 최대 70m, 후-측면 최대 30m 범위까지 차량을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경고해 준다.
또 어두운 밤길 방향 지시등이 켜지는 대로 측면을 환하게 비춰주는 '코너링 라이트(Cornering Light) 시스템'과 어린이의 앉은 키를 높여 안전벨트를 올바르게 착용하게 도와주는 '어린이용 2단 부스터 시트' 등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곳곳에 마련됐다. 참 착한 자동차다.
◇레이더 사각 지대 정보 시스템(BLIS)은 측방 사각지대에서 다가오는 물체를 감지해 경고등으로 알려준다.(사진=뉴스토마토)
◇고루한 디자인 정책 버리고 대세를 쫓다
디자인 : ★★★☆☆
볼보는 한때 유럽 전통의 명차로 이름을 날렸지만 2000년대 들어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현재는 중국의 질리자동차가 새 주인이 됐다. 많은 사람들은 볼보의 선진화된 안전성 등 기술력은 인정하면서도 고루한 디자인 때문에 볼보차를 외면하기도 했다.
대중성을 띤 명차 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들이 기존의 딱딱한 디자인을 버리고 곡선으로 무장한 세련된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던 사이, 볼보는 전통(?)을 지키며 이들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 볼보가 현대 디자인의 대세를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차가 바로 XC60이다. 전면부의 헤드램프는 날렵하게 다듬어 더욱 젊고 역동적으로 변했고, 일체형 수평구조의 범퍼 그릴을 적용해 차체가 더욱 넓고 안정감 있어 보이게 했다. 후면부 역시 깎아져 내린 듯한 수려한 곡선이 근육질 남성의 몸매를 연상시킨다.
◇XC60의 전면부.(사진=뉴스토마토)
카통팀이 XC60의 디자인에서 특히 마음에 들어했던 부분은 바로 전면과 후면 유리가 더욱 넓어졌다는 것이다. 넓게 빠진 유리창은 한눈에 보기에도 시원하고 남성적이어서, 많은 남성 운전자들에게 좋아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만 내부의 센터페시아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특히 구식 전화기를 연상시키는 0부터 9까지의 숫자 버튼들이 세로로 길게 배열돼 있어, 고전적이면서도 고급스러움과는 한층 동떨어져 보인다는 느낌이다.
◇XC60의 센터페시아.(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