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국정감사장에서 부적절한 태도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결국 사과했다.
박 처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보훈처 국정감사 초반 국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대체하겠다는 정우택 상임위원장의 지시에 '정부 입장 설명'을 이유로 발언을 고집하면서 국감 파행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 처장은 결국 업무보고 기회를 갖지 못 했고 정무위 감사는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가까스로 진행되던 국감은 새정치연합 민병두 의원이 국가보훈처의 업무보고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박 처장에 대한 여야 위원들의 공개적인 질타가 폭발했다.
민 의원은 "박 처장의 국회를 무시하는 정도가 한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보훈처 업무보고 내용을 설명했다.
민 의원은 국가보훈처와 박 처장의 정치적 편향 논란을 불러일으킨 뒤 2013년 결국 관련 예산이 삭감 조치된 '나라사랑교육' 추진 관련 보고와 여야 의원 158명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기로 결의한 현실을 무시하는 듯한 내용을 문제로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를 근거로 박 처장의 퇴장과 정회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 역시 "박 처장의 말씀에 여야 없이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저는 개인의 소신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생각하지만 소신과 당당함은 예의와 절제를 동반할 때 빛을 발하는 것이고, 오늘은 자칫 무례와 오만으로 비칠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 의원은 "여야 의원들이 잘 참으면서 회의 진행을 원만히 해오고 있다. 회의가 진행되도록 해야지 정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정회에는 반대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은 "여당 김용태 간사와 박 처장의 대도에 대해 이야기했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에 인식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 (박 처장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의도적으로 야당을 도발해 국감장을 정치적인 논쟁의 장으로 끌고가고자 하는 의도를 보인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박 처장의 태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정우택 위원장은 여야 간사에 박 처장의 퇴장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무위는 이날 오후 박 처장을 퇴장시키지는 않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박 처장이 아닌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을 통해 보훈처 감사를 진행했다.
박 처장의 태도 논란으로 아슬아슬하게 운영되던 이날 국감은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이 박 처장에 거듭 사과를 촉구하고 박 처장이 "정부 정책을 자세하게 설명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말씀드린 것인데 의사 진행에 어려움을 드렸다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며 일단락됐다.
박 처장은 지난 7월에도 '나라사랑교육'의 정치적 편향, 대선개입 논란과 관련 민주당(현 새정치연합)으로부터 검찰 고발 받은데 대해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민주당에서 반대하는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 받았다"고 발언하며 정무위를 파행으로 이끈 전례가 있어 소관 상임위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0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정우택 위원장에게 구두업무보고를 요청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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