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기업들의 지난 분기 경영 성적표가 대거 공개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뉴욕 증시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는 장 마감 후 3분기(7~9월) 실적을 공개하며 어닝시즌의 비공식 개막을 알린다.
비록 지난해 가을 알코아가 다우존스 지수 구성 종목에서 퇴출됐지만 여전히 7~9월 기준의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한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코아의 분기 주당 순익이 22센트로 전년 동기의 11센트보다 두배 가량 늘어났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달러 강세 등의 여파로 실적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은 낮은 가운데, 특히 금융주와 에너지주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이 어느 정도 예상되고 있긴 하지만 이보다 더욱 악화된 성적이 나온다면 뉴욕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 여파로 기대감 낮아..2분기보다 부진할 듯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톰슨로이터는 3분기 S&P500대기업 순익이 평균 6.4% 늘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두 달전 전망치였던 11% 증가에서 절반 가까이 낮아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4.7% 증가를 점쳤다. 이 역시 2분기 말에 전망했던 8.9% 증가에서 4.2%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달러 강세가 실적 둔화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됐다.
S&P500 기업 대부분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얻고 있어 환율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는 것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정책에 대한 전망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3분기 동안 8%나 상승했다.
미즈호증권은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환율의 여파로 1.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강세 이외에도 최근 유로존 경기가 눈에 띄는 부진함을 이어가는 것 역시 다국적 기업의 실적에는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9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년래 최저치인 0.3% 증가를 기록하는 등 부진함이 이어지고 있다.
카만 그리골리 미즈호증권 전략가는 "해외 수요가 부진하면서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어둡다"며 "특히 유로존에 매출을 의존하는 기업들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 기상도, 금융·에너지 '흐림' vs 통신·헬스케어 '선방'
업종별로는 전체 10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의 순익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그중에서도 금융과 에너지 업종이 특히 부진했다.
팩트셋리서치는 3분기 금융 업종의 순익 증가율을 기존 20.9% 증가에서 9.9%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기업별 전망치도 좋지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주당 순익 전망치를 기존 0.32달러에서 0.09달러 손실로 밝힌 바 있다.
에너지 업종의 순익 증가율 역시 기존의 11.9% 증가에서 4.0%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노블 에너지의 주당순이익 전망치가 0.84달러에서 0.54달러로 떨어졌다.
IT업종들에 대한 기대감도 낮다. 지난 2분기 말에는 IT 업종 영업이익 증가율이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0.7%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기업별로는 아마존이 주당 73센트의 손실을 기록하고 구글의 순익이 5.35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수치인 8.75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통신 업종은 예상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10개 업종 중 가장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헬스케어 업종 역시 2분기 말에는 영업이익 증가률이 9.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0.6%로 상향됐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주당순이익 예상치가 1.50달러에서 1.92달러로 올랐고 바이오젠의 전망치는 3.01달러에서 3.45달러로 상향조정됐다.
<2014년 3분기 순익 증가율 전망치>
(자료=팩트셋)
최근 뉴욕 증시에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뉴욕 3대 지수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간밤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60%, 1.51%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1.56% 떨어졌다. 또한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주는 VIX지수는 11.25%나 급등했다.
2분기 대부분 경제 지표가 호조를 나타냈다면 3분기에는 고용지표가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그 외의 지표들은 다소 엇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 실적 발표는 어느 때보다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회복이 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할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CNBC는 "증시가 새로운 고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을 보여주는 또 다른 뚜렷한 증거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만약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다면 뉴욕 증시에는 새로운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트 화이트 LPL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실적이 개선된다면 증시에는 커다란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의 낮은 기대감보다도 실적이 더 안 좋게 나온다면 미국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매튜 마레이 밀러타바크 전략가는"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실적이 예상보다도 더 안 좋게 나온다면 미국 증시 강세장이 꺾이고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카날리 LPL파이낸셜 스트래티지스트는 "앞으로 1주일 반 동안은 경제 지표보다 기업들의 실적이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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