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0년간 성관계 거부는 이혼 사유"
2014-09-28 09:00:00 2014-09-28 09:57:06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부부관계가 소원해진 후, 10년 간 잠자리를 거부해온 남편에게 이혼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단독 정용신 판사는 아내 A씨가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씨가 10여년 이상 성관계가 없었음에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문제 해결을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감정적, 육체적으로 A씨를 냉대했다"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결혼한 두 사람은, 결혼 1년 후에도 아기가 생기지 않았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함께 병원에 가서 임신 가능성을 검사 받자고 권유했으나 B씨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A씨는 혼자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으나 몸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에도 임신이 되지 않던 A씨는 B씨에게 아이를 입양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B씨는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A씨가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오해하며 A씨에게 마음의 거리를 두게 됐다. 이 사건 이후부터 두 사람은 10년 이상 잠자리를 전혀 갖지 않았다.
 
B씨의 이런 태도에 지친 A씨는 B씨를 설득해 지난 2011년~2012년에 교회에서 진행하는 부부 상담을 함께 받았으나 B씨의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지난해 1월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9월 집을 나왔다.
 
B씨는 이외에도 맞벌이를 이유로 각자 수입을 각자 관리하자며 A씨에게 고정적인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또 집에 늦게 귀가할 때도 A씨에게 이를 알리는 경우가 거의 없고, 심지어 A씨가 아플 때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A씨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오랜 대화 단절과 이혼 소송으로 신뢰가 상실돼, 관계가 쉽게 극복되기 어렵게 보인다"며 "A씨가 강력하게 이혼 의사를 밝히고 있고, 이혼을 반대하는 B씨 외형상 법률혼관계만을 유지하려고 하고, 관계 개선에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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