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성. (사진=SBS TV 중계 캡처)
[인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전혀 예상하지 않은 의외의 종목 '우슈'에서 나왔다. 금메달을 따낸 이하성(20·수원시청)은 우슈 종목에서 '기대주'로 꼽히긴 했지만, 그래도 금메달을 따고 그것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의 한국 대표팀 최초 금메달인 사실은 이변이다.
이하성은 20일 강화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우슈 남자 장권부문 결선에 출전해 총점 9.71을 받아 한국의 선수가 받아내는 첫 금메달 주인공에 올랐다.
이하성의 금메달 획득은 극적으로 평가된다. 동작 질량 5.00, 연기 점수 2.71, 난이도 2.00을 받아 합계 9.71점에 오른 그는 지아루이(마카오·9.69)와 이키자키 다이스케(일본·9.67)을 간발의 차이로 꺾고 메달을 따냈다.
점수는 아슬아슬했지만 이하성은 금메달을 딸만한 충분한 능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정확도를 갖춘 상황에서 힘이 넘치는 동작을 펼치며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하성은 금메달을 받고 "사실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라며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성적을 내겠다는 생각보다 우선 대표로 뽑히자는 생각이 더 컸다"고 대회 소감을 밝혔다.
◇이하성, 다시 힘차게 활동 시작하는 과거 '신동' 출신 국가대표
1994년생인 이하성은 이 대회 출전이 그의 첫 국제대회 경험이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싹이 보였다.
지난 9세에 우슈 종목를 시작한 이하성은 신동으로 불리며 이름을 알렸다. 고등학생 당시 전국체전 고등부 1위를 휩쓸게 되며 한 차례 청소년대표 자격을 얻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눈에 띄는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골반뼈 부상이 오며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낸 조승재를 비롯해 국내에도 그와 비교해서 앞선다는 평가를 듣는 선배가 적잖았기 때문이다.
이하성은 일반부로 이름을 올린 지난해 전국체전 장권전능 부문에서는 곤술 5위, 도술 6위, 장권 4위, 종합 5위를 차지하며 중상위권에 위치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 획득은 커녕 태극마크를 다는 후보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대표 선발전에서 경쟁자들이 부상 등으로 불운을 겪자 국가대표 자격 획득을 하게 됐고, 이하성은 결국 한국 선수로 가장 먼저 금메달을 따내는 영예를 누렸다.
◇남자 우슈 장권부문 점수. (이미지=인천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캡처)
◇대체 '우슈'는 어떤 종목?..한국은 이번 대회에 '금3·은2·동3' 목표
이하성의 금메달은 한국 우슈 대표팀의 이번 대회 당초 목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의 목표 달성을 실현할 좋은 조짐이다.
지난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당시에 정식 종목으로 지정된 우슈는 종주국인 중국을 비롯해 마카오와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화교권 국가들이 치열한 메달 경쟁을 진행하는 종목이다.
처음에는 태극권과 남권, 장권으로 나눠 남·녀 3종목씩 6종목이 치러졌으나 이후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당시에 산수 종목이 생겼다.
장권은 우슈에서 대련이 아닌 표연무술 '투로'의 세부종목 중 하나로 총 9명의 심판과 1명의 심판장이 채점해서 동작질량(5점), 연기수준(3점), 난도(2점) 등으로 나눠 채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하성은 동작질량과 난도에서 만점을 받고 연기수준에서는 비록 만점은 아니지만 출전선수 중 최고점을 받아냈다. 이하성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잘 보여준 것을 반증한 수치다.
한국은 국기인 태권도에서 강세를 보이고 유도에서도 종주국 일본과 겨룰만한 성적을 보이는 것과 달리 우슈는 성적이 시원찮게 나왔다. 한국의 우슈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빛의 메달 획득에 성공한 시점은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로 12년 전이다.
하지만 한국 우슈계는 계속 발전을 이뤘고 결국 이하성이 좋은 소식을 들고왔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졎힌 한국의 우슈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로 기분좋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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