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기 때문에 오르막길이나 먼 거리도 편안하게 갈 수 있다. 시속 25km의 속도를 낼 수 있어 교통체증 시간에는 오히려 자동차보다 빠르다. 유럽을 움직이는 전기자전거다.
국내에서는 레저용이란 인식의 한계에 가로막혀 대중화까지 갈 길이 멀지만, 유럽을 필두로 일본, 중국 등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 규모도 팽창했고, 이를 둘러싼 제조사 간 경쟁도 격화됐다. 이는 기술의 발전을 불러오며, 또 다시 시장을 유혹한다.
국내에도 주목할 곳이 있다. 전기자전거 제조업체 브이엠은 전기자전거용 리튬이온 배터리와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 기술 등을 자체 개발하는 등 세계적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기술은 이륜차, 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넓힐 수도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전기자전거카페에서 만난 조범동 브이엠 대표는 "전기자전거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위한 시작점이라 생각한다"며 "전기자전거를 이동수단으로 정착시키고, 더 나아가 전력 제어 기술을 통해 다양한 친환경 이동수단을 만들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조범동 브이엠 전기자전거 제조업체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기술 개발은 벤처기업으로서는 생존을 담보하는 유일한 경쟁력이었다.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잠재우고,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이자,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무기였다.
이를 기반으로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로 제품을 수출하는 쾌거도 이뤘다.
조동범 대표는 "기술 개발 덕에 지난해부터 해외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게 됐다"며 "낮은 인지도에 따른 애로사항을 해소함과 동시에 강점인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해외에 OEM으로 완제품 수출길이 열리면서 브이엠은 미래를 보게 됐다. 완제품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A/S 등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할애되는 인력난을 줄일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에 가려진 제품의 기술도 뽐낼 수 있었다.
다만 브이엠의 이름으로 자전거가 판매되는 것이 아니기에 브랜드 이름을 내걸지 못하는 단면도 있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자전거만 만들 것도 아니기에 현 시점에서 자전거 브랜드 이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판로 개척에 주력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이엠의 전기자전거 저가 모델인 '갤럭티 미니움'.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5년간 전기자전거에 매진했던 조범동 대표는 전기자전거 배터리 기술을 발판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근 선보인 전기인력거 '헤이라이더'가 그 출발점이다.
동시에 자동차용 배터리팩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배터리를 리튬이온 배터리로 바꿔 출력과 함께 연비를 높이기 위함이다. 우선 3가지 타입을 준비 중인데, 이 가운데 버스용 배터리팩은 지난해 개발을 시작해 현재 시내버스에 부착해 테스트 중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자전거 사업이 막 개화기에 접어들자 마자 서둘러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하나의 기술로 제품을 다변화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전기자전거를 잘 만든다 싶으면 이 기술로 전기 이륜차를 만들 수 있고, 전기 이륜차를 잘 만든다 싶으면 전기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전력제어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이동수단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는 이미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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