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주류업계가 하루가 멀다하고 서로를 헐뜯는 비방전을 일삼으며 공멸을 초래하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온라인 상에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 '가임기 여성은 피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급속도로 유포됐다. 오비맥주는 특정 세력이 논란을 조직적으로 확산시킨 증거를 확보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따라서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과 대전 대리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가임기 여성 운운하며 제품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근거 없는 악성 루머를 유포한 것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며 "앞으로 경찰에서 수사하는 내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가 불필요한 법적 논란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하이트진로(000080) 관계자는 "관리직 직원 한 명이 최근 온라인에서 카스 맥주의 소독약 냄새에 대한 다수의 글이 확산되자 사적인 SNS 대화방에서 지인들과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부 과장된 내용을 남긴 것을 파악해 경찰에 자진 출석시킨 바 있다"며 "이번 압수수색 역시 회사 차원이 아닌 해당 개인에 대한 조사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오비맥주는 지난해 가성소다 세척액이 섞인 맥주를 뒤늦게 회수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며 "이번 사건 역시 식약처가 카스 맥주에 대해 제조와 유통 과정상 문제를 발견하고, 시정 권고한만큼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보다 품질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8월 7일에도 소주 '참이슬'을 생산하는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이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을 비방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처음처럼'의 제조용수인 알칼리 환원수가 건강에 유해하다는 허위 내용을 담은 영상물을 이용해 조직적 음해를 벌인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이외에도 부산 소주시장을 놓고 '좋은데이'의 무학과 '시원(C1)도 상호 비방전에 이어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두 업체는 신문광고 등으로 상대방을 비방하고 과도한 판촉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하는 등 날카롭게 맞서는 분위기다.
이 같은 업체 간 과도한 경쟁으로 한국주류산업협회가 공개하던 주류시장 점유율 조차도 3월부터 비공개로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간 과도한 경쟁과 비방으로 인해 결국 이미지 와 매출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을 빼앗기 위한 과도한 비방전을 자제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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