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005380) 노조가 추석 연휴를 끝낸 뒤 다시 사측과의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대화 재개를 결정한 만큼 추석 전 추가 파업은 벌이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3일 집행부 내부 회의를 통해 이 같이 결정하고,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도 당분간 연기해 추가 파업 일정을 잡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전 쟁대위에서 결정한 이번 주말 특근과 잔업은 계속 거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지난 2일 밤 늦게까지 진행된 20차 협상에서 올해 임협의 최대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확대안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제시한 '임금체계개선 위원회'에 노조 의견도 적극 반영됨에 따라 통상임금을 둘러싼 양측 대표진 간 접점이 형성되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추석 전 마지막 협상이었던 지난 2일 교섭에서 노사 양측 모두 잠정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노조 내부에서의 강한 반대기류가 끝내 발목을 잡아 협상이 중단됐고, 모두가 허탈한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통상임금이라는 큰 벽을 넘는 듯 보였지만 이번에는 노조 내의 강성기류가 문제였다는 것.
현대차 노사 간 교섭은 빨라야 9월 셋째주부터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교섭 재개 일정을 최대한 여유있게 가져가려 한다"면서 "추석 연휴가 끝나는 그 다음주부터 교섭을 재개할 수 있도록 사측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조는 일정을 조율해 지난 2일 진행된 20차 협상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고, 향후 교섭과 협상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일 진행된 19차 협상에서 ▲임금 9만1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300% + 500만원 ▲품질목표 달성격려금 120% ▲사업목표 달성장려금 300만원 지급 ▲만 60세 정년 보장 등을 노조에 제시했다. 지난 2일 열렸던 20차 협상에서는 갑작스런 교섭 중단으로 아직까지 회사의 최종 제시안이 전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교섭이 재개되면 최근 제시안보다 수정안의 폭을 키워 노조 측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타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올해 현대차 임금협상 타결은 노조 측 내부의 이견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접점을 찾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임금 고비를 넘자 노노갈등이라는 또 다른 고비가 펼쳐졌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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