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청개구리의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원 ·달러 환율이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5~30일 4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갱신했고 30일에는 장중 209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답답한 박스권을 넘어 2090선에 도달하자 당시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상승과 함께 코스피의 2100선 돌파 가능성도 점쳤다.
임동락
한양증권(001750) 연구원은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규모 확대에 힘입어 기존 박스권 탈피에 성공해 2100포인트가 가시권에 있다"며 "수급상 장기 성향의 미국계 자금유입이 강해져 경기민감 대형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병현
동양증권(003470) 연구원 역시 "국내 증시가 최근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고는 하지만 코스피의 연간 누적수익률은 2.4%에 불과하다"며 "MSCI 신흥국 지수의 수익률과 신흥 국가들의 평균 수익률이 7~8% 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부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이어 "수급 여건도 더 개선될 여지가 있고 정책에 대한 기대도 더 반영될 여지가 있어 충분히 추가 상승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스피는 지난 8일 장중 2030선이 붕괴되는 등 급락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비록 최근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각에선 박스권 전략·2000선 이탈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혼재돼 박스권 상단 돌파를 당장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보단 1950~2090포인트 박스권 설정 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정책 기대감과 대외 악재 등이 상충된 현재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인 이익의 빠른 개선도 당장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대외 변수를 감안했을 때 2000포인트 하향 이탈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빗나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3일 1084.5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약 5개월 만에 1010원 밑으로 급락했고 이에 당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 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내림세가 지속되며 3분기 중에는 1000원을 하회할 것으로 본다"며 "국내 경상주지의 흑자 폭이 확대되고 미 달러화 약세 흐름과 맞물려 적극적인 정책 개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 역시 "글로벌 제조업 지표 개선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경상흑자 등을 통해 유입되는 풍부한 달러화,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높은 원화강세 기대감 등이 환율의 추가하락을 예상하는 근거"라며 "원·달러 환율 세자리수 대 진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만에 1010원선을 회복하더니 현재 103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1000원선 붕괴 우려는 걷혔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원·달러 환율 세자릿수에 대한 우려는 조심스럽게 내려놓아도 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며 "구간 별로 속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연말 기준 1050원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외 변수를 감안하면 코스피 2000포인트 하향 이탈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자료=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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