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전북-포항, 1위 대결..'투자와 지도력 사이'
2014-08-05 16:26:29 2014-08-05 16:31:00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전북현대와 포항스틸러스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순위 싸움에 모기업의 투자가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전북(승점35)이 포항(승점34)을 제치고 99일 만에 리그 1위에 오르면서 불볕더위의 시기인 8월이 선두 싸움의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노련한 선수 운영과 더불어 과감한 투자로 선수들 체력 관리에 이상이 없어 보인다. 반면 포항은 황선홍 감독의 전술이 완벽하게 구현되기에는 올해도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분위기다.
 
전북은 지난 3일 전남드래곤즈와 경기에서 2-0 완승을 했다. 무더위 속에도 선수층이 두터워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섰다. 같은 날 포항은 수원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1-4로 패하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선수들의 부상과 얇은 선수층이 부담으로 이어졌다.
 
전북과 포항은 3시즌 연속 3위권 내에 들었다.
 
전북(2011년 1위·2012년 2위·2013년 3위)은 우승 이후 다소 순위가 떨어지자 더욱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비해 포항(2011년 2위·2012년 3위·2013년 1위)은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이 자리 잡아가며 별다른 선수 수급 없이 상위권에 올라있다.
 
◇전북, 선수 보강이 곧 기초체력
 
◇전북현대 선수단. (사진=전북현대)
 
전북의 기세가 리그 운명을 가를 승부처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전북은 6경기에서 15골(2실점)을 퍼부었다. 이 기간 전북은 3승2무를 거두며 패배를 잊었다.
 
전북은 8월에 리그 6경기와 FA(대한축구협회)컵 1경기를 포함해 7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벅찬 일정이지만 여유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투자로 선수들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전북은 주전 11명을 제외해도 그 자리를 대체할 선수가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즌 전부터 전북은 줄곧 '1강'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이런 평가를 거부했다.다만 최 감독은 리그 전체로 보면 무더위 속에 경기를 펼쳐야 하는 여름이 승부처라고 말해왔다. 이 같은 최강희 감독의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북은 K리그의 큰 손으로 불렸다. 시즌 전 한교원, 이승렬, 최보경, 김남일을 영입하고 지난 7월 마감한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신형민과 비니시우스 리치를 보강했다. 여기에 신인 이재성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성의 인천아시안게임 차출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오는 9월9일에 재차 선수 보강이 자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격수 김동찬을 비롯해 이승현, 정훈, 골키퍼 김민식이 상무에서 돌아와 전북 유니폼을 입을 계획이다.
 
◇포항, 올해도 황선홍 감독에 올인
 
◇포항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포항은 올해도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에 모든 것을 걸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1명 없이 리그와 FA컵 2관왕이라는 업적을 이뤄 축구계의 화제가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포항은 선수 보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시즌 2관왕의 밑거름인 황진성, 박성호, 노병준을 붙잡지 못했다.
 
지난 6월에는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2도움)를 올리고 있던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으로 떠났다. 이명주의 이적료는 500만 달러(약 50억 원)로 추정돼 포항이 이 돈을 갖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실현되지는 않았다.
 
포항이 외부로부터 선수 보강을 한 것은 시즌 시작 이후 지난 3월26일 제주유나이티드에서 강수일을 임대 영입한 것이 사실상 전부다. 이 또한 황선홍 감독의 지도로 강수일이 이전과 다른 활약을 보여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포항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6경기에서 2승3무1패에 그쳤다. 전반기와 다른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9일 FC서울과 경기부터 23일 인천유나이티드와 경기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에 그치기도 했다.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 3일 수원전에서는 1골을 넣었지만 4실점이라는 포항답지 않은 수비 붕괴를 맛보기도 했다.
 
포항은 8월에만 7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이다. 리그 5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경기 서울전이 기다리고 있다. 9월 인천아시안게임 기간에는 김승대, 손준호, 이광훈 등이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전망이다. 올 시즌에도 황선홍 감독의 '외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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