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 서울시 사업에 숟가락 얹어 당선?
서울시 "세종로 확장·장재터널 이미 추진 중..나 의원 역할 제한적"
2014-08-02 06:00:00 2014-08-02 06:00:00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7.30 재보선에서 노회찬 야권 단일 후보를 꺾고 당선된 나경원의 핵심 공약은 '강남 4구 동작' 이었다.
 
나 의원이 지난달 20일 이 공약을 발표하고 사당로 3차 구간 확장, 장재터널 조기 개통을 약속했다. 강남역~상도역을 연결하는 '제2의 테헤란로'를 조성한다는 비전이다.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나 의원 공약에 서울시는 진작부터 황당했다. 이미 재보궐 선거 전부터 사당로 확장 공사는 준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구 범진여객부터 총신대까지 이어지는 사당로 4차선 구간을 6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의 타당성 조사를 용역에 맡긴 상태다. 오는 12월에 타당성이 있다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 확장 공사가 바로 시작된다.
 
나 의원이 세종로 확장공사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조차도 불투명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 확보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앙 정부 예산이 아니라 서울시 예산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장재터널 공사도 내년 10월 '정보사'가 이전하면 서울시가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 정보사 이전에 맞춰 보상비, 공사비 등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장재터널 공사는 정보사 이전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에 나 의원이 시기를 압당겨 준다면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나 의원이 국방부를 압박해 정보사 이전을 앞당기면 장재터널 공사를 일찍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달 29일 나경원 의원이 새누리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동작구 사당역 앞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News1
 
서울시 사업을 나 의원이 자신의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지적은 선거 전에도 있었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측은 "장재터널과 사당로 확장 공사비 지원은 2008년 정몽준 후보의 뉴타운 공약에 버금가는 거짓공약"이라고 비판했다.
 
7.30 재보궐 선거에서 나 의원(49.9%)은 노회찬 정의당 후보(48.7%)를 929표 앞서 당선됐다.
 
나 의원의 당선에는 강남4구 공약이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공약이 서울시에서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서울시 공로를 가로채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나 의원 측은 "해당 공약을 나 의원이 새로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선거 전부터 밝혀왔다"며 "나 의원이 해당 공사들을 조속히 완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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