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힘빠진 '갤럭시'에 '환율'까지..영업익 24% 급감(상보)
2014-07-31 09:06:19 2014-07-31 14:04:54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와 원화 강세로 예상 밖의 부진을 기록했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판매량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을 등에 업은 중국 스마트폰의 공세로 중저가 제품 재고가 치솟았다. '보릿고개'에 돌입한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 악화 등도 변수로 작용했다.
 
삼성전자(005930)는 31일 연결기준으로 2분기 매출액 52조3500억원,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의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9%, 영업이익은 24.59% 줄어들었다. 수차례 하향 조정된 증권업계 컨센서스보다도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삼성전자는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원화 강세를 꼽았다. 2분기 내내 지속된 원화 강세로 영업이익에 약 5000억원 수준의 부정적 환영향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또 계절적 비수기 속에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매 감소가 이어진 데다, 재고 감축을 위한 비용마저 증가했다.
 
반도체사업 부문의 경우 메모리 사업부는 D램, 낸드플래시 모두 호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시스템LSI 사업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의 골이 오히려 깊어졌다. 특히 애플이 올해 파운드리 주문량을 대만의 TSMC로 대거 교체하면서 하반기에도 이렇다 할 실적 개선의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부진을 딛고 모처럼 견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2분기 CE부문은 전분기 대비 매출은 15% 늘어난 13조원, 영업이익은 7700억원을 기록했다.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유럽시장 등에서 울트라HD(UHD) TV 판매량이 2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이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간 실적 고공행진의 주역이었던 IM(IT·모바일) 부문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버거운 모양새다. 시장 수요 자체가 전 분기 대비 정체된 가운데 태블릿PC 판매량마저 주춤하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중국의 저가폰 공세로 인해 중저가 모델 사업이 치명타를 입으며 재고가 치솟았다.
 
반도체 부문은 전 분기 대비 매출은 4% 증가한 9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1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예상대로 메모리사업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LSI 사업부가 발목을 잡으며 영업익 2조원의 벽을 뚫지 못했다.
 
메모리사업부 최대의 실적 모멘텀인 D램은 PC, 모바일 서버, 그래픽향 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20나노급 비중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했고, 낸드는 PC와 데이터센터향 SSD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브랜드 SSD사업을 본격 확대했다. 다만 시스템LSI 사업부는 애플의 '탈삼성' 기조에 상처를 크게 입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액정표시장치(LCD) TV용 패널 판매 확대와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향 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실적이 소폭 증가해 전분기 대비 매출은 4% 늘어난 6조3300억원,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22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 TV 시장 성수기 효과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4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뿐만 아니라 성장 시장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하반기에도 시장 성장을 상회할 수 있도록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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