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신흥경제국들(BRICs)이 선박을 자국 조선업체에게만 입찰하는 ‘자국건조주의’를 강화함에 따라 국내 조선업체들의 발빠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국영석유 페트로브라스사 산하 해운회사인 트랜스패트로가 탱커 15척을 입찰 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해외 조선업체들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입찰대상이 브라질 조선업체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거대 자원국으로 해역 유전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리그와 드립쉽, 탱커 등 해양작업선의 대규모 수요가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페트로브라스사는 자국 조선소에 해양선박 100척 이상을 건조를 장려하고 건조된 선박에 대해서는 용선을 보증하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조선업계는 올해 선박매출액은 전년대비 50% 증가한 9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1위의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을 자랑하는 러시아도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자국 자원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선박을 자국에서 건조하는 ‘자국건조주의’를 장려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푸틴대통령(당시)이 각료회의에서 “한국 등 선진조선국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우리 조선소가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러시아는 오는 2015년까지 2005년 보다 2.2배 증가한 20만DWT급 신조가 가능한 설비를 정비해 15년 내에 세계 조선 톱10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올초 비볼크조선의 신조선소 건설계획에 대해 정부 개발은행이 580억루블(1800억엔)융자를 결정했다.
인도도 야심차게 조선업진흥 플랜을 세웠다.
인도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신조선 수주잔량을 1800만DWT까지 늘려 세계 조선업계 7.8% 점유율을 목표했다. 이는 건조량 900만DWT, 매출액 90억달러로 2007년 대비 13.8배 높은 것이다.
이를 위해 선가의 30%를 보조하는 조선보조제도를 도입하고 인도 해운회사의 국내 야드 활용을 추진하기 위해 세제 등을 정비해 인도 조선업체의 우대조치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10년 전부터 ‘자국건조주의’를 표명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중국조선사의 신조선 발주잔량은 70척(180만GT)으로 자국 발주는 50척(80만GT)였지만, 2009년 현재 신조선 발주잔량은 약 600척(3180만GT)으로 중 570(2950만GT)척이 자국 건조로 90%이상이 전환한 상태다.
중국선사에 의한 국내발주 선종도 벌커와 탱커, LNG선, 자동차운반선 등 거의 모든 선종선형을 건조하고 있다.
세계경제 중심에 있는 브릭스 국가들이 자국선건조 방침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조선업체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침체로 선박 수주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주와 건조 형태가 아닌 조선소 설비와 선박도면 판매 등 기술의 유상제공으로 새로운 수익창출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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