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부문이 올 2분기에도 영업이익 2조원 진입에 실패했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증권업계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이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시스템LSI 적자가 확대되며 영업이익과 이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005930)는 8일 2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24.5% 감소했다. 전기 대비로는 각각 3.1%, 15.2% 줄어든 수치다.
주요 증권사들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시스템LSI 사업부의 부진이 전분기보다 다소 깊어지면서 1조9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수기인 데다 D램과 낸드 모두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D램의 경우 급격한 출하량 확대로 인해 37%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낸드 역시 22% 수준의 이익률을 나타내며 보합세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 D램의 평균판매단가(1Gb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8% 하락했고 낸드도 11% 감소했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전 분기 대비 영업적자폭을 소폭 늘리며 -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500억원대 내외의 손실폭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성수기 도래와 함께 모바일·PC 부문에서 D램이 가격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PC D램이 실적 상승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C D램은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낮은 가운데 PC 성수기에 진입하고, 스마트폰 신제품의 수요도 예상되고 있어 3분기에는 PC D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D램 업체들이 품질 이슈, 미세공정 전환 어려움 등으로 생산 증가가 제한적인 점도 공급 부족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부문의 추가 성장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부터 계속 발목을 잡고 있는 시스템LSI 사업부문의 가동률 저하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건재한 데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계 기업들의 파운드리 도전도 거센 상황이어서 중장기적인 전망은 밝지 않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템LSI 및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 개선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며 "2014년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감소할 전망이며 영업이익 역시 2011년 이후 첫 감소가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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