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원자력발전소가 또 멈췄다. 1월 한울 원전5호기 고장을 시작으로 올해만 벌써 네번째. 정부는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대형 원전사고와 전력난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사고는 진행형이고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이 여전하다.
10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 9일 낮 12시50분쯤 원자로 안으로 제어봉이 떨어져 가동을 멈춘 한울 1호기는 현재까지도 가동을 멈춘 채 원인파악 중이다.
한수원은 이번 고장이 불량부품이나 터빈정지 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며 사고의 심각성을 부인했지만, 제어봉이 원자로 핵분열을 제어하는 장치고, 계획예방정비를 마친 지 7개월 만에 고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자칫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자력발전소 내·외부 구조(사진=한국수력원자력)
더 큰 문제는 원전을 비롯한 전력시설의 사고가 반복적으로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서울 마포구 서울화력발전소에서 변압기 이상에 따른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마포구와 여의도에 약 10만세대가 살고 증권가가 밀집한 점을 고려하면 대형화재로 번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또 3월에는 두산중공업이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공급한 일체형 헤드집합체 부품에 추가 확인시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 즉시 안정성평가를 실시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원전비리 후 정부가 강조한 납품관리 강화는 헛수고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력시설의 사고는 자연스럽게 전력수급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최근 이른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늘면서 전력시설에 대한 과부하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전력거래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원전과 석탄·가스·수력발전소 등 국내 전력시설 고장은 238건인데 전력수요가 많은 6월~8월 고장 건수가 79건으로 집중돼 있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화력발전소(사진=뉴스토마토)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안전관리를 잘못해서 일어난 참사가 세월호인데 전력시설 관리 역시 세월호와 같은 매너리즘과 전력수급만 막자는 행정논리에 빠졌다"며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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