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지난달 미국에서 현대·기아차가 월간 기준 사상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 신형 쏘나타 등 신차가 출격을 앞둔 시점에서 거둔 호실적이어서 하반기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자동차 판매는 161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했다. 9년 만에 월 기준 최대 판매를 달성한 것이다.
올초 혹한과 폭설로 지연됐던 자동차 수요가 3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5월 메모리얼 데이 세일을 맞아 큰 폭으로 증가했다.
GM, 크라이슬러(Chrysler), 토요타(Toyota), 닛산(Nissan) 등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토요타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토요타와 닛산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7.0%, 18.8% 증가한 24만3000대, 13만6000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7%, 14.8% 증가한 7만1000대, 6만대를 판매하면서 덩달아 월간 기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 비교해 판매 증가폭은 낮았지만, 주력 모델의 노후화로 고전하던 현대·기아차로서는 양호한 판매실적을 달성했다는 시장의 평가다.
이현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판매 증가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이미 현지법인의 가동률이 100%를 상회하고 있다”면서 “큰 폭의 판매 증가가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월 기준 최다판매 기록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핵심 차종인 LF쏘나타가 본격 생산을 위한 라인조정을 한데다, 신차대기 수요가 증가한 악조건 상황에서 거둔 실적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다.
지난달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와 에쿠스의 판매가 꾸준한데다, 7월 LF쏘나타가 정상 판매되면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실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아차(000270)도 신형 쏘울과 K시리즈가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어 2분기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자료=한국은행, J.D.Power PIN 데이터)
다만, 미국 시장이 소형과 중형 차종보다 고급 럭셔리 세단과 SUV, 픽업 트럭을 중심으로 빠르게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현대·기아차의 판매성장에 한계로 다가올 수 있다. 자칫 미국 자동차 판매 성장의 과실이 프리미엄 세단과 픽업으로 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벤츠 E클래스(58.0%), 렉서스 GS(32.0%), 아우디 A6(26.7%) 등 프리미엄 세단의 판매는 전체 평균 판매치를 훌쩍 뛰어 넘었다. 중소형 SUV(18.1%), 대형 픽업(10.3%) 등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이준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엔저를 활용한 일본 자동차 업체의 공세 강화는 일본업체와 경합도가 높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제품 라인업을 확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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