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8조원 넘는 부양책 발표..총선 앞두고 민심 사냥
최고 법인세율, 30%에서 25%로 낮출 계획
2014-06-02 16:35:29 2014-06-02 16:40:00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스페인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빈약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63억유로(8조787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방침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사진)가 지난 30일 연설을 통해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세금 감면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2015년 말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벌이는 마지막 경기 부흥책이란 평가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기업의 최고 법인 세율을 현행 30%에서 25%로 낮출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세 부담이 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각 가정의 손에 쥐어지는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것"이라며 "스페인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소득도 증가할 것이며 이는 고용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감세정책과 더불어 대규모 경기부양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민간 부문에서 27억유로를 마련하고 나머지 36억유로는 정부 예산으로 충당해 총 63억유로로 '재산업화(re-industrialisation)'를 이룬다는 것이다.
 
(사진=로이터통신)
 
라호이 총리가 이처럼 대규모 부양책을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그의 출신당인 국민당(PP)이 최근 선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유럽의회 총선에서 국민당 득표수는 지난 2009년 때보다 무려 260만표 줄었다. 극우·극좌 성향의 정당이 일제히 약진했지만, 보수 성향의 국민당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라호이 총리의 바람과 달리 막대한 재정지출로 공공적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올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비율이 5.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6.1%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3% 이하로 적자비율을 줄이겠다는 스페인 정부의 계획이 무색할 만큼 높은 수치다. 유럽연합(EU)이 권장하는 적자비율도 3% 이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페인 정부가 공공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높이는 등 세금징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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