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해외에서의 왕성한 활동에도 수천만 시간의 무재해를 달성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대형 건설사들이 정작 국내 현장 관리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대우건설(047040)이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C5블록에서 공사 중인 주상복합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건설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크레인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층 건설작업을 위해 타워크레인의 위치를 높이는 코핑작업 도중 크레인의 중심축이 부러지며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크레인 기사 1명이 숨지고, 현장 인부 1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수원남부경찰서와 수원소방서 등이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안전조치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계자 등의 제보에 따르면 원청업체인 대우건설의 하청을 받은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기사가 장비 노후화를 문제 지적하며 작업을 할 수 없다고 했지만 대우건설과 임대업체의 압력으로 작업을 강행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게다가 사고 발생 직후 건설용 엘리베이터 전원을 차단시켜 구조대 진입이 어려웠고, 사망자를 2시간 가량 방치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아직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혔다.
또 다른 대우건설 관계자는 "문제가 된 크레인은 독일에서 수입해 연식이 2010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3개월에 한 번씩 안전점검도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의 해외 현장은 이와는 크게 다르다. 지난 3월 파푸아뉴기니 LNG플랜트 현장에서 무재해 3000만 시간을 달성하는 등 안전한 현장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현장에서는 철두철미하게 안전을 내세우면서 국내 현장 관리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해외서는 안전 일등 공신
지난해부터 자동 상승판 거푸집 추락, 철제 파이프 추락, 화재와 폭발 등 인명 사고가 끊이지 않던 제2롯데월드 건설의 장본인인 롯데건설 역시 베트남에서는 무재해 1000만 인시를 달성한 우등기업으로 알려졌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제2롯데월드로 인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인원만 8명에 달하며, 특히 가장 최근에 일어난 엔터테인먼트동 12층에서 배관 작업을 하던 인부가 설비 폭발로 사망한 사고는 롯데건설이 베트남에서 안전우수상을 받은지 약 2주만에 일어난 일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2년 최악의 살인기업에 2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부산 영도구 남·북항대교를 연결하는 도로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철골구조물이 무너져 4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시공사는 SK건설로, 삼정건설이 하청을 받아 공사 중인 현장이다.
SK건설은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 정유공장 프로젝트에서 국내 건설업체 중에서는 최고 기록인 무재해 5000만 인시를 달성했으며, 인도 파두르 원유비축기지 건설공사 현장에서 무재해 1000만 인시를 돌파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SK건설 관계자는 "해외 현장은 국내와 달리 1조원 이상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아 공사기간이 길고 투입되는 인력도 많아 무재해 인시 기록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지, 국내라고 해서 안전 관리에 신경을 덜 쓰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상위 50위 대형 건설업체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는 지난해 기준 99명으로, 지난 2012년 사고 사망자 75명보다 32%나 늘어난 것은 물론, 지난해 전체 건설업 사고 사망자 516명의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 사업에 비중을 쏟는 업체들이 많아진데다, 해외 현장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국가 프로젝트처럼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안전에 대한 인식이 보다 곤두서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타워크레인 전복사고가 발생한 광교신도시 C5블록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조감도 (사진=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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