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동아ST가 사면초가에 봉착했다. 간판 전문의약품 ‘스티렌’의 보험 중단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가장 큰 악재는 급여 제한과 600억원 규모의 급여 환수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동아ST 스티렌에 대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건강보험급여 제한과 650억원 환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리베이트 파문에 따른 의료계의 동아제약 불매운동에 이어 스티렌이 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동아ST는 초비상 상황에 직면했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동아ST는 불합리한 조치라며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원칙대로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엄정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양측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사진=동아ST)
16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동아ST의 위염치료제 스티렌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을 6월1일부로 제한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복지부가 동아ST에 스티렌의 예방 효능을 입증할 임상자료를 요구했는데 자료 제출이 넉 달 가량 늦어진 게 발단이 됐다. 동아ST는 2011년 9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투여로 인한 위염예방’에 대해 2013년 12월31일까지 유용성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하는 조건부 적응증을 받은 바 있다.
동아ST는 지난달 25일 뒤늦게 관련 임상자료를 제출했지만 건정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정당 70원이던 스티렌이 보험급여 삭제로 원래 가격인 231원으로 오를 경우, 처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출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복지부는 2011년 9월부터 2014년 5월말까지 스티렌이 거둔 매출의 30%인 약 650억원도 환수키로 했다.
복지부의 이 같은 결정에 동아ST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아ST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위한 피험자 모집이 늦어져 임상이 지연됐을 뿐, 임상은 올해 3월 완료됐으며 4월25일 유용성을 입증한 최종 결과보고서와 5월7일 논문 게재 예정인 증명서 제출을 완료, 6월까지 논문이 게재됨에도 이런 결정이 나왔다는 사실이 매우 실망스럽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급여제한 고시 개정안이 예고될 경우 급여제한 조치의 효력이나 그 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신청 등 복지부의 결정이 철회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도 원칙대로 행정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또 법정소송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대응 준비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임상결과가 복지부에 뒤늦게 제출된 것은 맞지만, 당초 스티렌 관련 임상시험 기간을 지키지 못하면 보험적용 기간 동안에 발생한 매출의 30%를 반환한다는 조건에 동아ST도 동의했기 때문에 환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대로 행정예고와 함께 6월1일 급여제한을 하고, 공단에 환수하라 통보할 것"이라며 "법정소송에 대한 대응준비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티렌 급여 제한 논란이 일자 의료계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며 원칙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기류다. 이는 지난해 리베이트 파문에 따른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의료계를 들쑤신 리베이트 파문은 동아제약 영업사원이 동영상 제작업체를 통해 동영상 강의를 한 의사들에게 강의료를 지급한 게 발단. 당시 해당 의사들은 “동아제약 영업사원이 섭외 당시 동아제약과 무관하며 단순한 동영상 강의료에 불과하다고 설명, 이를 불법 리베이트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아제약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를 리베이트 성격이라고 진술하면서 리베이트 쌍벌제가 적용돼 동아제약은 벌금 3000만원, 의사 18명에 대해서는 800~30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특히 벌금형을 받은 의사는 의사면허정지 행정처분도 뒤따랐다.
그러면서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사총연합은 물론 전국 개원가에서 동아제약 불매 운동이 펼쳐졌다.
전국의사총연합 측은 “건정심에서 조건부 급여의 의무조항을 이행하지 않은 동아ST의 스티렌정에 대해 결정한 급여제한과 약품비 환수는 당연한 것”이라며 “환수액을 위임 받은 복지부는 원칙대로 600여억원 전액을 환수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아제약은 1급 발암물질이 함유된 약을 팔아온 것에 대해 환자들과 국민들에게 즉각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으로 동아ST가 받게 될 타격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1분기 매출 부진에 스티렌 사태까지 겹치면서 자칫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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