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봤더라' 김대명·배성우, 굵직한 영화의 '신 스틸러'
2014-05-12 14:08:43 2014-05-12 14:13:12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를 보다보면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말이 나오는 배우들이 있다. 단순히 주연배우들을 빛내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순간 순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런 배우들을 두고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고 하는데, 최근 눈에 띄는 배우가 김대명과 배성우다.
 
두 사람 모두 어딘가 밋밋한 외모지만, 어떤 역할을 맡기든 그 캐릭터의 색을 완벽히 보여준다. 악역을 맡으면 '저런 나쁜 놈'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고, 코믹한 역할을 맡으면 얼굴만 봐도 웃음을 크게 터뜨리게 된다. 맡는 배역마다 새롭게 응용하는 재주가 뛰어나다.
 
◇김대명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김대명, '정의'와 '악랄함'이라는 이중 가면
 
김대명은 지난해 '더 테러 라이브'에서 하정우를 러닝 타임내내 괴롭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그는 최근들어 세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도 굵직하다. 정재영과 이성민 주연의 '방황하는 칼날', 류승룡 주연의 '표적', 현빈이 나오는 '역린'이다.
 
'방황하는 칼날'에서는 불법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남자로, '역린'에서는 역모에 가담하는 강용휘 역으로, '표적'에서는 정의를 지키려는 얼떨떨한 경찰로 나선다.
 
맡은 캐릭터는 전부 제각각이지만 김대명은 세 영화에서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올해는 김대명을 알리는 터닝포인트가 될 듯 싶다.
 
'방황하는 칼날'에서 그는 학원 청소년들에게 불법 성매매를 시키는 인물이다. 일하러 왔다는 학생들에게 "집에 가야지"라고 하면서 천연덕스럽게 나쁜 일을 시킨다.
 
이에 대해 '죄악'이라고 항의하는 정재영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다가 도리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다. 짧은 순간이지만, 임팩트는 강렬하다.
 
'역린'에서는 역모에 가담한다. 양반으로 보이면서 다소 대담한 성품으로 여겨지는 강용휘는 월혜(정은채 분)을 양녀로 맞아 궁궐로 들이는 인물이다. 레이저를 쏘는 듯한 특이한 목소리에 자신만의 이기심을 담는다. 부드러워 보이다가 한 순간에 돌변하는 연기가 일품이다.
 
반면 '표적'에서는 어리바리한 경찰로 등장한다. 배역명도 없고 허술한 듯 보여 상사인 김성령에게 혼나지만 나름 성실하고 정의를 쫓는다. 초반 레지던트 의사인 이진욱에게 당하는 장면 역시 인상적이다.
 
지난 2006년 연극 '귀신의 집으로 오세요'로 데뷔해 뮤지컬과 각종 영화를 섭렵중인 김대명은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배성우-유해진 (사진제공=NEW)
 
◇배성우, 바보 격투가에서 춤선생까지
 
배성우를 처음 접했을 때는 KBS2 '한성별곡-正'에서였다. 어딘가 미심쩍어보이는 웃음을 던지는 상인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에도 수 없이 많은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연극 등을 오가며 연기 내공을 쌓았다.
 
배성우는 올해 두 편의 영화에서 매서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첫 영화는 지난달 개봉한 '몬스터'다. 이 영화에서 배성우는 말도 잘 못하고 멍청해보이는 북한 출신 간첩을 연기했다. 돈 몇푼에 사람을 죽이라는 명을 받고 수행을 하는 인물이다.
 
다소 멍청해 보이지만 '죽여'라는 말을 듣자마자 미친듯이 이민기에게 덤벼든다. 그리고는 화려한 액션을 펼친다. 또렷한 대사 한 마디 없지만 영화 초반부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데 앞장선다.
 
영화 '인간중독'에서도 반전이 있다. 군인 출신으로 월남전 잠전 병사인 학수가 그 인물이다. 얼굴에 징그러운 상처를 달고 있어 누가 봐도 악역인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인물의 정체를 알고나면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춤선생이다. 춤에 빠진 김진평(송승헌 분)에게 자연스럽게 춤을 추자고 제안하는 손짓은 특히 인상이 깊은 장면이다.
 
연극과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에서 내공을 쌓은 배성우 역시 충무로가 놓치지 말고 주목해야할 신 스틸러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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