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수신료 인상 요구, KBS 제정신이냐"
'유족 항의 방문' KBS 성토 쏟아내
2014-05-09 10:16:08 2014-05-09 10:20:15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8일 밤부터 밤새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KBS와 청와대를 연이어 항의방문한 것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이 KBS를 맹비난하며 김시곤 국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김시곤 보도국장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 수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와 비교하면 많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산 바 있다. KBS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런 발언은 없었다'며 관련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의사를 밝혔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여객선사고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김 국장의 발언과 처신은 정말 적절하지 않았다"며 "회사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박영선 원내대표(왼쪽부터) ⓒNews1
 
박영선 원내대표는 "세월호 문제는 밤사이 KBS 문제로 좀 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며 유족들의 요구 중인 실종자들에 대한 신속한 구조와 KBS 사과, 그리고 김시곤 보도국장 해임에 대한 청와대의 빠른 응답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KBS 수신료 인상안을 단독 상정한 것을 언급하며 "국민이 이렇게 상처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민심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서 KBS 수신료 인상 문제는 KBS의 방송 공정성과 직결돼 있다"며 "이것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수신료 인상에 동의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영정을 든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8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김시곤 KBS 보도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KBS로 진입을 시도했다. ⓒNews1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의 KBS 항의 방문 현장에 찾아갔던 우원식 사고대책위원장은 "KBS 앞 상황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우 위원장은 "유족들의 KBS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김 국장의 발언 때문만이 아니다"며 "사고 초기 KBS의 보도 태도는 실종자들이 곧 구조될 듯이 과장 보도했고, 이것이 유가족들의 불신과 분노의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KBS를 어찌 국민의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나"며 "이 와중에도 시청료 인상에 목을 매고 있다니 정말 제정신이냐"고 따져 물었다.
 
KBS 기자 출신인 표철수 최고위원은 "KBS와 관련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KBS 모든 조직원들의 일대 각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현장에서 유족들을 보호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기존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던 KBS 수신료 인상 문제와 관련해선 이번 사태로 인해 당 차원의 '절대 불가'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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