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지난달 국내 자동차 업계가 생산과 내수, 수출 부문에서 모두 상승하며 엔진 재가동에 돌입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9일 4월 자동차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12.3% 증가한 43만3799대, 내수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2%, 14.0% 증가한 13만1053대, 29만9268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내수의 경우 국내 완성차 5사 중
현대차(005380)(14.3%), 한국지엠(27.5%),
쌍용차(003620)(17.5%), 르노삼성(35.7%)의 판매량이 증가한 반면,
기아차(000270)만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주력 라인업인 K시리즈의 부진에 따른 결과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 내수판매 추이.(자료=뉴스토마토)
르노삼성은 지난 3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된 소형 SUV ‘QM3’를 필두로 ‘QM5 Neo’, ‘SM3 Neo’가 호조를 보이면서 가장 높은 판매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에서 이미 검증된 QM3의 경우 디젤 열풍에 공격적 가격정책 등이 더해지면서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한국지엠의 선전은 스파크와 말리부가 이끌었다. 쉐보레 스파크는 전년 동월 대비 55.1% 증가한 5598대가 판매됐고, 말리부는 디젤 모델이 출시되면서 가솔린 모델까지 덩달아 상승하는 시너지가 발휘됐다. 이에 힘입어 말리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3.4% 증가한 1724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의 선전에 지난해 고전했던 내수시장에서 상승 반전하는 계기 마련에 성공했다. 특히 간판 모델인 LF쏘나타가 출격하면서 대기 수요를 흡수했다. 향후 전망도 극히 긍정적이어서 현대차의 고속행보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는 뚜렷한 신차 없이도 잇몸으로 선방했다. 시장의 관심이 디젤과 SUV로 모아지면서 주력 라인업이 빛을 발했다. SUV 명가 재건을 다짐하는 쌍용차 앞에 놓여진 시장 흐름이 최대 우군이다.
반면 기아차는 주력인 K시리즈의 차량 노후화에 따른 판매 둔화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3 디젤과 K5, K7 하이브리드, K9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각각 출시하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특히 올해 볼륨모델의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데 반해 경쟁사의 신모델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어 당분간 내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수출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현대차(17.7%), 기아차(20.0%), 쌍용차(6.8%), 르노삼성(0.8%)은 증가했지만, 한국지엠은 3.0% 줄었든 4만7155대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서유럽 쉐보레 브랜드 철수가 수출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내년 말까지 점진적 철수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추가 주문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수출 부문의 부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4월 국내 완성차 5사 내수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9.7% 증가했다"며 “소비가 위축된 상황임에도 자동차 업황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출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시장 불안에도 북미와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환율 하락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업들의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최대 복병은 역시 '환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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