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이 실종자가족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구조에 대한 기본 지식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수현 청장은 17일 오후 8시30분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가족들을 만나 "아직 선내에 생존자가 있다고 믿는다"며 "구조가 완료될 때까지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가족 중 한 명이 "오늘 작업하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고 외치자 김 청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하겠다"라며 "지금 작업 중"이라고 답했다.
김 청장은 "유속이 세고 장비 진입로를 확보하지 못해 선내에 산소 주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수중 작업이 가능하게 되면 바로 산소 투입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고개숙인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사진=뉴스토마토)
조명탄과 공기주입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김 청장은 "내가 모든 것을 걸고 책임지겠다"며 실종자 가족들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책임지겠냐"는 질문에 김 청장은 그 어떤 답도 하지 못했다.
잠수부의 산소통도 도마에 올랐다. 잠수부의 산소통 하나로 30미터까지 잠수하기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에 김 청장은 "체중 둥의 변수가 있긴 하지만 잠수부 한 명이 메는 산소통 하나로 바다에서 15~25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 한 명이 "그렇지 않다"며 "보통 5~10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5~10분 정도로는 30미터까지 들어갈 시간이 부족하다"며 "위에서만 왔다갔다하는 셈"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그러자 김 청장은 횡설수설했다. 그는 "인간이 최대로 잠수할 수 있는 깊이가 30미터라고 하니까 5~10분이 맞는 것 같다"며 "한 사람이 산소통을 메고 있다가 수면위로 올라오고 또 밑에 내려가는 시간을 감안하니 15~25분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유속이 빠르다는 이유로 해경이 철수하고 대신 일반 잠수원들이 들어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전혀 그렇지 않다"며 "잠수 경험이 많은 부하중 한명이 25미터까지 잠수를 했는데 잠수를 시작한 후 처음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잠수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그래서 민간 잠수부들에게 요청했는데 그들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공기 주입에 대해 잘 몰라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컴프레셔 에어를 주입하는 방법과 목적이 무엇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선 출입구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들어갈 수 있어야 수색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한 실종자가족은 "공기만 주입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수압을 고려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등의 문제도 고려해야한다"며 "이건 상식이다"라고 꼬집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실종자 가족이 바다에 뛰어드는 소동이 벌어졌다. 실종자 가족 중 한 아버지는 "배를 보내주지 않으니 내가 수영이라도 해서 아이를 찾으러 가겠다"며 "무슨 조치라도 해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