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정부의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대책'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와 비아파트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일 대법원 법원경매정보 용도별 매각 통계(3월25일 기준)에 따르면 올 1~2월 수도권의 주택 경매 건수는 85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감소했다.
연간 주택 경매 건수는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다만 올해 단기적으로 경매 건수가 감소한 것은 저금리가 지속되고 거래 가능성이 증가하는 등 주택 소유주의 여건이 소폭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지난해 대비 10.3%, 경기는 4.5% 감소한 반면, 인천은 8.8% 증가했다.
용도별로는 연립·다세대가 17.4%, 단독·다가구가 15.4% 증가했다. 경기 지역에서의 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는 각각 30.9%, 25.9% 증가했다. 이에 반해 아파트는 18.7% 감소했으며, 서울에서 23.5%, 경기에서 19.5% 각각 감소하는 등 감소폭이 컸다.
경기의 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는 증가폭이 여전히 큰 상황이나, 아파트 경매 건수의 감소가 전반적인 경매 건수의 감소를 주도했다.
경매 건수 중 매각 물건의 비율인 전체 주택의 매각률은 41.5%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매각률은 2008년에 42.4%를 형성한 이후 2011년 33.6%, 2012년 32.2%, 지난해 35.0%에 불과했다.
올 들어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매각 물건은 증가하고 있다. 아파트의 매각률은 47.2%까지 상승해 2건 중 1건이 매각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도 올 들어 매각률이 크게 개선됐다.
매각가율은 모든 유형에서 매각되는 금액이 상승하면서 80% 수준까지 상승했다. 감정 평가액 대비 매각 금액의 비율인 전체 주택의 매각가율은 79.5%로 상승했으며, 아파트의 매각가율은 82.8% 수준으로 최근 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9년 이후 모든 주택의 매각가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졌으나 올 들어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산업연구원은 경매시장에서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이원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경매 건수는 감소하고 매각률과 매각가율은 상승하는 데 반해,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대책'이 발표된 이후인 3월 비아파트의 매각률과 매각가율은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독·다가구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이 임대 소득을 목적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주택 유형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비아파트 시장은 연초 소폭의 개선 조짐이 보였으나 대책 발표로 시장 상황이 반전됐다"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되고 있는 아파트는 임대차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매각률과 매각가율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반면, 비아파트 부문은 6월 국회에서 임대 소득 과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약세가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법원 경매의 용도별 매각률 및 매각가율.(자료=대법원 법원 경매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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