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5, 출시됐는데 제품은 없다?..'하늘의 별 따기'
27일 SKT 시작으로 이통3사 조기출시..매장서 찾아보기 어려워
업계 "예견된 혼란..SKT 과욕이 부른 촌극"
2014-03-27 21:06:05 2014-03-27 21:10:11
[뉴스토마토 정기종·임애신기자] 조기 출시된 삼성 갤럭시S5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출시는 됐는데 입점된 대리점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27일 SK텔레콤(017670)은 다음달 11일 공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실제로 이날 갤럭시S5가 입고 된 대리점은 극히 드물었다.
 
영업정지 중인 KT(030200)LG유플러스(032640)도 “기기변경 등은 가능하다”며 부랴부랴 합류했지만 출시 여부조차 모르는 대리점이 태반이었다.
 
<뉴스토마토는> 당초 계획보다 보름여 앞당겨 출시되는 갤럭시S5의 원활한 공급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남·종로·영등포·구로 일대 이동통신 3사 직영점·대리점 53곳을 방문해 실제 출시여부 등을 확인했다. 조사는 단독영업이 가능한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27일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이동통신 3사에서 출시 된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사진=삼성전자)
 
◇ SK텔레콤, 단독영업 노림수 ‘시작부터 삐걱’
 
이날 오전 SK텔레콤은 “오늘 오후부터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신규·번호이동·기변이 모두 개통 가능하다”며 갤럭시S5의 조기 출시를 알렸다.
 
하지만 오전시간 동안 조사지역 내 SK텔레콤 대리점 35곳 중 구체적인 계획을 알고 있는 곳은 전무했다. 모두 “오후에 들어온다는 것 정도만 갑자기 들었다”며 당황한 기색을 내비췄다. KT·LG유플러스 대리점은 90% 이상이 출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통업계 1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SK텔레콤의 과감한 노림수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었다.
 
◇ 출시는 됐는데 제품은 없다?
 
오후가 되자 대부분의 SK텔레콤 직영점·대리점은 갤럭시S5의 출시를 준비했다. 오후 1시쯤 방문한 대리점에서 “출시됐으니 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내 기기를 보여 달라는 요청에 직원은 “지금 매장에 제품이 없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오늘 출시는 됐는데 극소량이라 모든 대리점에 제품이 입고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후에 찾은 20곳의 SK텔레콤 직영점·대리점 중 15곳에서 비슷한 대답을 들었다.
 
‘계약서를 작성하면 기기 도착 즉시 연락 하겠다’부터 ‘지금 계약하면 30분 안에 가져 오겠다’, ‘오늘 입고된 물량은 남아있지 않다’는 등 유형도 다양했다.
 
갤럭시S5 구입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분명히 오늘 출시된다고 했는데 출시의 의미가 뭔지 혼란스럽다”는 뼈있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갤럭시S5가 입고된 매장에서도 고객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담당직원이 고객 유치를 위해 구비된 제품의 특성조차 파악하지 못한 촌극이 연출됐다.
 
대리점 직원에게 갤럭시S5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지문인식 기능의 시연을 부탁하자 “제품을 한 번도 본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며 시도 15분여 뒤에야 지문인식을 보여줬다.
 
한편, KT·LG유플러스 대리점 중 갤럭시S5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은 없었다.
 
◇27일 서울소재 SK텔레콤 대리점에서 단독영업을 강조하며 삼성전자 갤럭시S5를 홍보하고있다.(사진=뉴스토마토)
 
◇ 예견된 혼란...SKT 과욕이 부른 촌극
 
이번 혼란은 이미 업계에선 예견된 사안이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갤럭시S5의 공식 출시일인 다음달 11일은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과 맞물린다.
 
SK텔레콤이 이 기간 유실고객을 막기 위해 물량을 충분히 확보 못한 채 무리하게 출시한 것이 이번 혼란을 야기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입장도 난처해졌다. 지난 26일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이 조기 출시설을 일축하는 등 삼성전자는 거듭 부인했던 갤럭시S5의 조기출시가 현실이 되면서 신뢰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식 출시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은 채 출시가 이뤄져 당혹스럽고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도 “미리 확보해 둔 초도물량을 협의 없이 출시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향후 공급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삼성전자와 잘 협조해 이번 주말이 지나면 제품 수령에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 공급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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