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통신주에 유독 긴 꽃샘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정지 처분에 KT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대체로 영업정지 이후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경쟁 완화에 초점을 두며 여전히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 미래부 "이통 3사, 13일부터 45일씩 영업정지"
지난 7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불법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이통 3사에게 각각 45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는 역대 최장 기간의 제재이며 특히 영업정지 기간에도 발생할 수 있는 보조금 경쟁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에는 2곳씩 동시에 문을 닫도록 했다.
가장 먼저 KT가 오는 13일부터 4월26일까지 가입자 모집이 중단되며 SK텔레콤은 4월5일부터 5월19일까지 영업이 정지된다. LG유플러스는 3월13일부터 4월4일, 4월27일부터 5월18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영업정지가 시행된다.
나아가 이번 제재는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외 기기변경까지 금지하기 때문에 세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잇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가입자의 급감이 불가피한데 여기에 기기변경마저 금지될 경우 지난해와 같은 기변 프로모션도 할 수 없다"며 "통신산업 전체로 볼 때 올해 3월과 4월엔 1월 대비 각각 1000억원 이상의 마케팅 비용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이 줄면서 영업정지 기간에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SK텔레콤에 대해 "시장 1위 사업자로서 가입자를 지켜야 하는 입장인 만큼 경쟁사의 자극만 없다면 마케팅 경쟁을 주도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영업정지를 계기로 마케팅 경쟁이 완화되면 가입자 방어를 원하는 SK텔레콤에 가장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LG유플러스에 대해선 "마케팅 경쟁이 완화되도 무선 가입자 순증과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 상승 효과는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도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 KT, 개인정보 유출 파문..엎친 데 덮친 격
반면 KT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KT는 홈페이지가 해킹되면서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의 가입자 중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6일 밝혔다. 이에 7일 주가는 1% 넘게 하락하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주요 이동평균선을 모두 하회하며 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KT는 지난 2012년에도 해킹으로 인해 87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적이 있어 취약한 보안 시스템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업이 정지되는 동안 전열을 재정비하려 했던 KT는 이번 사태가 얼마나 빨리 수습되느냐가 관건이다.
영업정지를 앞두고도 KT는 3사 가운데 가장 불리한 입장이다.
박종수 연구원은 "KT는 지난해 4분기부터 광대역 LTE를 내세워 무선 마케팅을 강화해가는 시기였기 때문에 이번 영업정지 처분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업정지 이후의 마케팅 경쟁 완화 국면에서 의미있는 가입자 증가를 이끌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무선 가입자 증가를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 실적 부진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4개사 연간 마케팅비용 합계 전망(자료=각 사, 하나대투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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