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차남, 한화 입사..도덕성 논란
2014-03-03 10:59:21 2014-03-03 15:07:2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의 차남인 동원(29)씨가 한화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는다.
 
3일 한화그룹 등에 따르면 김씨는 이번 주 한화L&C의 평직원으로 입사,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 파견근무로 배치될 예정이다.  
 
김씨는 그룹 내 온라인 정책을 총괄하는 디지털마케팅팀에서 근무하게 된다. 직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팀장을 맡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미국의 명문 사립고 세인트폴고와 예일대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한 인재로, 그간 한국에서 공연기획사 운영 등 개인사업을 해왔다.
 
문제는 김씨의 자질. 그는 부친인 김승연 회장의 보폭폭행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잘못된 '부정'(父情)의 대표적 사례로 기록됐다. 2011년에는 차량 접촉사고 후 뺑소니 혐의로 벌금을 부과 받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 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는 등 끊임없는 구설수에 올랐다.
 
 
친형인 김동관 한화큐셀 실장과는 대비된 행보를 보이면서 김 회장과 주위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달 11일 김 회장이 대법원까지 가는 사투 끝에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자숙 모드에 들어간 터라, 김씨의 입사는 시기나 여론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어렵게 됐다.
 
총수 일가의 자제라는 이유만으로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그를 무리하게 그룹에 입사시켜 경영수업을 받게 하는 것은 다른 임직원들과의 형평성에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도층의 자제라면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한화뿐만 아니라 재계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제개혁연대 이지수 변호사는 "김 회장의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불미스런 범죄로 선고를 받은 아들을 경영에 참여시키는 것은 주주들이나 시장에 대한 몰염치한 처사"라며 "설령 법적 문제가 없다 할 지라도 도의상 경영수업 참여는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씨의 입사를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한 뒤 "잘못에 대해 처벌을 받은 만큼 새 출발을 하는 것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논란이 불거지자 "본인도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며 "너무나도 일을 하고 싶어했는데 그간의 논란으로 아버지께 부담을 지운 것에 대해 죄책감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해외여행에 대한 결격사유 외 범죄 이력이 있는 이들에게는 이렇다 할 입사 금지조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평성에 관한 한 할 말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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