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에어워셔 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논란이 된 인증 문제가 또 다시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불거지면서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기청정기를 앞세운 대기업들의 견제가 지나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공중파에서 에어워셔의 성능을 검증하는 내용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방영될 예정이다. 에어워셔 대명사인 벤타코리아를 비롯해 위니아만도, 위닉스, 동양매직 등은 적잖이 당황해하며 불어닥칠 후유증을 염려하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인증 자체가 없는 제품을 두고 기존 잣대로 성능을 검증하고서는 이를 일방적으로 업체 잘못으로 몰아가는 일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에어워셔의 공기청정기능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소비자단체는 "에어워셔 제품은 자연기화 가습기임에도, 많은 업체들이 마치 공기청정 성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오인하도록 광고하는 것에 대해 개선해줄 것"을 관계부처와 업계에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시민모임은 에어워셔 제품의 공기청정 성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당시 조사대상 업체들은 기존의 공기청정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에어워셔의 성능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소비자단체는 국내 공인시험규격에 따라 공기청정 성능을 시험했다고 맞서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 같은 조사는 에어워셔 업체들에게 적잖은 피해를 줬다. 한 관계자는 "소비자단체 발표로 인해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누구를 탓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이 제품에 대한 인증 기준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부가 습식 가습기인 에어워셔 제품에 대한 새 인증을 마련해 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새 제품에는 새로운 인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 오해나 업체의 피해 내지 반발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특정 기업에 대한 원망도 나왔다. 에어워셔는 공기청정기능이 검증되지 않은 습식 가습기지만 특성상 공기청정기와 시장이 겹친다. 때문에 시장 잠식을 우려한
삼성전자(005930)와
코웨이(021240) 같은 공기청정기 선두업체들이 에어워셔 업계에 대해 견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된 것.
소비자단체 발표에서도 '에어워셔'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 삼성전자의 '자연가습청정기'가 비교군으로 포함돼 나머지 7개 에어워셔와 달리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제품으로 부각된 것도 이러한 의심을 가능케 한다.
특히 에어워셔의 대명사인 벤타를 찍어내리기 위한 의도성도 이 같은 의혹의 근거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벤타는 지난 30여년간 유럽 및 독일 시장을 지배해 왔다. 국내에서도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에어워셔 돌풍을 일으킨 원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에어워셔라는 카테고리가 등장했는데 제품 특성에 맞지 않는 실험방법으로 시장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정보나 실험으로 오히려 소비자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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